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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Nov 13. 2022

숙면에 좋은 책+독서등 추천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_후이 지음

책은 늘 곁에 있지만, '자기 전에 읽을만한 책'을 고르는 건 꽤 어렵다.


일단 너무 재밌으면 안 된다. 방금 다 읽은 이승우 작가의 『이국에서』 같은 경우 몰입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읽으면 오려던 잠이 다 달아날 수 있다.

따라서 침실 비치용으로는 매우 부적합하다.


그렇다고 너무 재미없으면 또 짜증이 나기 때문에 그것도 안 될 일이다. 일단 화가 나면 잠이 확 달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면에서 여러 모로 적당한 책을 최근에 보게 되었다. 정말 며칠간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만 읽어서 완독 한 후이의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라는 책이다.


제목이 직관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화장실에 주로 비치되는 '좋은 생각'처럼 가볍고 따뜻하고 은근히 다채롭다.

일단 글의 시선 자체가 따뜻하기 때문에 자기 전 부정적인 잡념이 들지 않는다. 편안한 잠자리로 가기에 유리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사람은 '공감을 잘한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칭찬받는 행동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기묘한 관성에 쉽게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밀한 관계 유지를 위해, 사업상 협력을 위해, 체면을 지키기 위해, 심지어 단순히 화목한 분위기를 위해 훌륭한 인격자의 가면을 계속 쓰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비록 가면이라고 해도 그런 모습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충분히 선하다.

가면을 쓰고 사는 '가식적이고 고된' 삶에 대해 집중하기보다, 선한 그들의 의도에 방점을 둔 따뜻한 문장이다. 작가의 시선이 전반적으로 그런 편이다.




때로는 그보다 더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왜 그런 것일까?
그들을 인정해서?
응원하는 차원에서?

아니, 진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보여 준 진심에 진심으로 응답하고 싶은 것뿐이다.


이 문장도 그렇다. 나 역시 가끔 '어차피 상처받을게 뻔히 보이는데 왜 자꾸 주지 못해 안달이냐'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그리고 쓰리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대체적으로 그 말이 맞았다. 그럼에도 '왜 관계에서 자꾸 이런 밑지는 행동을 반복할까' 자책할 때가 많았는데,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


그게 찰나였을지라도 나는 상대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나에게 진심으로 대해주는 오랜 친구가 선물해 준 예쁜 조명.

침대 옆 협탁에 올려두고 독서등으로 쓰고 있는데 굉장히 아늑하다. 조용하고 따뜻하지만 견고하고 내공 있는 딱 이 선물을 준 내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이럴 땐 사물에 의식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조도의 정도도 밤 비행기에서 켜 둔 독서등 같은 느낌이 들어서 편안히 집중도 잘 된다.

이상하게 나는 남들이 다 잘 때, 집중도가 최고조로 올라가는 변태 같은 버릇(?)이 있다.



렉슨 미나

암튼, 독서는 취미생활 중 장비가 크게 들지 않는 편이지만 환경이 갖춰지니 이대로 또 안락하고 좋다.

헛헛한 가을밤이 가는 게 아쉬운 이들이 있다면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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