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들의 요즘 가장 큰 걱정
하루 중 가장 정신없는 아침.
8시 20분까지 유치원 버스에 아이를 태워야 한다.
실제로 한 번도 늦은 적은 없지만,
늘 서두르는 성격 탓에 매일 아침마다 아이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바쁜 중에도 차가 다니는 길이라 길 안 쪽으로 늘 아이와 자리를 바꾸어 걷는다.
변함없이 자리를 바꾸어 길 안쪽으로 아이를 세우자 아이가 대뜸 걸음을 멈추고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엄마, 나 대신 죽으는(?)는 아니지?" (*아직 말할 때, '~으'라는 말을 빼는걸 잘 모른다. 먹는->먹으는, 죽는->죽으는 사실 고쳐줘야 하는데 콩깍지 어미 눈엔 그마저 귀여워서 일단 두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의 질문을 이해를 못 했다가, 곧 그 의미를 깨달았다.
"아~ 엄마가 차 쪽에 서니까 엄마가 차에 부딪힐까 봐 그러는 거야?"
"응, 엄마 나 대신 죽으는 거 아니지? 죽으면 안 되는데."
"당연하지, 엄마는 힘이 센 어른이니까 이준이를 지켜주는 거지."
"그래에~? 엄마 죽으면 나 울어. 그니까 지켜주기만 하고 죽으면 안 돼. 죽으면 (가슴이) 터지는 기분이야."
요즘 말을 한창 배우는 중인데 슬픔의 최상급을 "가슴이 터지는 기분이야" 혹은 "터지는 느낌이야"라고 하고,
애정의 최상급을 "사랑해요 여보~"라고 한다. 심지어 우리 집엔 누구도 '여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없는데 유치원에서 배워 온 듯하다.
괜히 기분 좋을 때면 내 목을 끌어안고 장난치듯, "사랑해요 여보~"라고 하는데,
바로 또 "엄마 근데 여보가 뭐야? 무슨 말이야?"라고 연이어 묻는다.
"아 그건 나중에 이준이가 결혼하면..."이라고 진부한 설명을 시작하자마자 길어질 것 같은지 흥미를 잃고 장난감을 찾아서 뒤돌아 가는 아들.
정작 내 삶은 다를 것 없는 매일이지만, 커가는 아들의 매일매일은 달라서 그게 참 감사하고 신기하다.
감사해야 마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