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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Jan 04. 2023

이제 애기 호칭을 버려야 할 때

"어른 둘, 애기 하나요."

"애기가 먹을 만한 메뉴도 있나요?"

"아, 집에 애기가 있어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근 7년 동안 자주 했던 말이다.


'애기'라는 호칭이 입에 붙어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도 아직 고치지 못했다.

사실 11월 말 생 남아라 아직도 외향이 애기같기도 하다. (머리카락 언제 두꺼워 지나...)


얼마전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관해 문의를 하는 중이었다.


나: 입학통지서를 출력해가야하나요?

관계자: 아뇨, 학생만 같이 오면 됩니다.

나: 아, 저희 신분증도 없이 애기만 같이 가면 되나요?

관계자: 네, 학.생.만.요.

나: 아아, 학생만...




어린이 혹은 유치원생이 된 것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색했는데, '학생'의 부모라니.

그야말로 빼박 학부형이 되어버렸다. 


집에서는 "애기야~"라고 자주 부르는데, 가끔은 "왜 자꾸 애기라고 해. 나 이제 형님인데."라고 하거나, 애기라고 놀리지 말라고 할 때도 있다. 


자식이 환갑이 넘어도 부모눈엔 아기라더니. 

그 고루하고 진부했던 말이 나에게도 현실이 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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