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둘, 애기 하나요."
"애기가 먹을 만한 메뉴도 있나요?"
"아, 집에 애기가 있어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근 7년 동안 자주 했던 말이다.
'애기'라는 호칭이 입에 붙어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도 아직 고치지 못했다.
사실 11월 말 생 남아라 아직도 외향이 애기같기도 하다. (머리카락 언제 두꺼워 지나...)
얼마전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관해 문의를 하는 중이었다.
나: 입학통지서를 출력해가야하나요?
관계자: 아뇨, 학생만 같이 오면 됩니다.
나: 아, 저희 신분증도 없이 애기만 같이 가면 되나요?
관계자: 네, 학.생.만.요.
나: 아아, 학생만...
어린이 혹은 유치원생이 된 것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색했는데, '학생'의 부모라니.
그야말로 빼박 학부형이 되어버렸다.
집에서는 "애기야~"라고 자주 부르는데, 가끔은 "왜 자꾸 애기라고 해. 나 이제 형님인데."라고 하거나, 애기라고 놀리지 말라고 할 때도 있다.
자식이 환갑이 넘어도 부모눈엔 아기라더니.
그 고루하고 진부했던 말이 나에게도 현실이 되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