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은지 피디 Jan 04. 2023

초등학교에 간 아들이 처음 한 말

말로만 듣던 초등학교 예비소집일.


아들은 아직 현실부정 중이지만 빼박 여덟 살이 되었고, 나는 학부형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입학에 관한 안내를 받는 예비소집일이었다.


열혈 부모인 남편은 업무도 미루고 예비소집일에 같이 참석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이는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떨리고, 부끄럽다고 했다.

(한 번도 안 가봤으면서...)


그리곤 유치원에 비해 스케일 큰 운동장과 놀이터와 체육관을 보곤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아직 키가 작아 교실 안이 잘 보이지 않아 안아 올려서 교실을 구경시켜 줬다.


그러자 바로 묻는 질문,

"장난감은 어디 있어~?"


우리 집은 물론이고 태어나서 다녀 본 기관인 어린이집, 유치원 모두 장난감이 있는 곳이었으니까

학교에도 당연히 있을 줄 알았나 보다.


장난감이 없는 풍경이 너무 생경하고 실망스러웠는지 계속 장난감은 어디 있냐고 물어서,

학교엔 장난감은 없고 대신 친구도 더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이 할 거라고 했다.


그래도 뭔가 심드렁해서 과학실험실을 보여주니, 실험 기구들이 장난감 같아 보였는지 재밌겠다고 하더니

또 본인은 실험을 잘하지 못해서 빵점을 받을 것 같다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집에서 튀긴 팝콘


그리곤 오랜만에 할머니가 아닌 나와 함께 집에 와서 저녁도 먹고 제일 좋아하는 팝콘을 튀겨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토마스와 친구들>을 보고 있다.

마침 딱 주제가 소도우 섬에 처음 간 기차들의 긴장과 설렘이다.


토마스 기차가 말한다.

"새로운 섬에 가보는 것은 엄청 두렵고 떨리는 일이지만, 멋진 일이라고."


저 기차들처럼 오늘 처음 학교 가봐서 떨렸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답하는 아이.

물론 토마스에 빠져서 건성으로 대답하긴 했지만 떨리긴 했나 보다.


어른인 우리도 위에 상사 한 명만 바뀌어도 온몸의 세포들이 뒤집어질 만큼 예민해지는데,

아예 공간은 물론, 친구들이 다 바뀌고 맘대로 바닥을 구르며 살다가(?) 정해진 책걸상에 앉아서 얌전히 수업을 들어야 할 텐데 얼마나 긴장되고 스트레스일까.


그래서 1학년이 되면, 유아 때 이미 땠던 낮잠을 다시 자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 게 그래서인가 싶다.


어쨌든, 너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지지할게!





작가의 이전글 이제 애기 호칭을 버려야 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