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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May 09. 2023

현진영으로부터 도착한 어버이날 메시지

어버이날 하루 전인 주말, 내가 맡고 있는 살림남 출연자인 현진영으로부터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현진영씨의 메세지

평소에 출연자들과 자주 연락하는 편도 아니고, 장문의 메시지는 더더욱 온 적이 없었다.

다소 과분한 메시지가 도착한 건, 지난주 방영됐던 살림남 종료 후에 나간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 때문이었다.


https://youtu.be/XC2f_2OXShi

직접 만들어본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


실제로 현진영 씨와 직접 많은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얘기할 때마다 느꼈던 점이 '엄마'라는 키워드에 가장 진심이라는 점이었다.

아무리 시답잖은 얘기 중이었어도 엄마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뭔가 감정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아무리 장난스러운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그랬다.


본인의 어머니는 물론, 나의 어머니에게도 관심을 보였던 게 인상 깊었다. 나의 경우 워킹맘인지라 육아의 상당 부분을 친정엄마가 도와주시는데 이런 소소한 일상 얘기를 할 때마다,

"피디님은 너무 좋으시겠어요. 엄마가 늘 옆에서 지켜주시는 거잖아요."라고 촉촉한 눈으로 말할 정도였다.


대화 내용상 그런 감성적인 흐름이 아니었어도 '엄마'라는 단어에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고, 그런 마음을 담아 만든 불멸의 히트곡이 바로 <흐린 기억 속의 그대>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섭외하면서부터 이러한 메시지를 함축하는 회차를 한 번쯤 꼭 연출하고 싶었다.


음악인 현진영의 진정성을 대중들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과 <흐린 기억 속의 그대>가 어머니의 대한 그리움에서 탄생한 명곡이기에 이런 곡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도 보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걸 함축하는 것이 지난 회차에 방영된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였다. 워낙 히트곡이라 당연히 뮤직비디오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마침 의외로(?) 없기도 했다. (*본인 확인 결과 분명 찍었던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고 하고 KBS 아카이브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밤늦게 까지 편집을 해서 완성했다.


직접 만든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 도입부 메세지

참고로 프로그램과 광고가 나간 후에 방영되는 뮤직비디오는 '방송점수'에 바로 반영된다. 따라서 음악 프로그램 순위에 민감한 아이돌 가수들의 사전 요청이 많다. 컴백주에 보통 1위를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기획사에서 뮤직비디오를 경쟁적으로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 살림남 뮤직비디오는 이런 대세의 흐름과 전혀 무관한 1992년 발매된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였다.

큰 반향은 없었지만, 내 진심이 방송을 지켜봐 주신 시청자들과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달되었다면 그걸로 감사한 회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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