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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Jun 01. 2023

크로스핏 2개월, 내가 얻은 것

때려치울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제 다음 주면 크로스핏에 등록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적게는 주 3회 많게는 주말제외 주 5일 박스(*크로스핏 운동 공간을 박스라고 부르던데, 나는 아직 어색...)에 출석했다.


병아리 회원으로서 내가 바란 건, (얼토당토 없긴 하지만)

턱걸이(*전문용어로 풀업...)와 팔 굽혀 펴기를 무릎대지 않고 남들처럼 '팔로만' 멋지게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한창 출석할 때는 코치님한테 

"원래 다들 이렇게 저처럼 실력이 잘 안 느나요?"라는 썩은(?) 질문도 했었는데, 애매한 표정을 지으시며 남성 회원들도 풀업은 6개월은 걸린다고 위로성 답변을 해주셨다.


두 달 차지만 아직도 풀업을 할 때는 라텍스 밴드가 필요하고, 자존심 상 밴드 한 개에만 의지한 채 낑낑대고 있으면 코치님이 짠하게 보시면서 얇은 밴드를 하나 더 가져와서 "하나 더 걸어볼까요?" 해주신다. (+수치심)




그래도 나처럼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못하는 걸로 튀지 않기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따라가려고 하는 게 있기 때문에, 고강도 운동을 뺑끼(?)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시간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비록 두 달여의 시간이 나의 비루한 팔 근육을 스펙터클 하게 다져주진 않았지만, 크로스핏을 꾸준히 한 이후로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아침에 일찍 깬다. 


보통 여섯 시 반, 늦어도 일곱 시면 눈이 떠져서 이것저것 출근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요즘 결방도 있고 미팅도 많은 변화의 시기라 쭉 긴장+흥분 상태여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네이버 검색을 해도 안 나옴...)


겸손이 아니라 진짜 무지해서 모르겠는 거라, 

지난주인가에 코치님이 "그래도 체력은 많이 좋아지셨죠?" 하셨는데, 시원하게 대답을 못하고 "아 그런가요? 잘 모르겠는데... 그럴까요?? 그렇겠죠??"하고 되물었다.


어이없는 내 답변에 "그렇지 않을까요? 하. 하. 하." 하면서 복식으로 웃고 지나가셨다.


사실 제기차기나 공기놀이를 해도 내가 잘해야 몰입되고 재밌는 건데, 그런 면에서 크로스핏은 나에게 결코 1도 재미를 줄 수 없는 운동이다. 


그럼에도 3개월 기간이 끝나면 또 연장 등록을 할 생각이다.


나처럼,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수동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의외의 운동이라는 게 두 달 차 크로스핏 병아리 회원의 어쭙잖은 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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