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피디 업무 상 가수들의 새 앨범이 나오거나 하면 이름이 담긴 싸인 씨디를 종종 받는 편이다.
사실 나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내 이름까지 적힌 씨디를 받는 경우는 드물긴 하다. 1년에 10장 정도 되려나.
(참고로 뮤직뱅크 같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선배들 책상에는 정말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처럼 쌓인다.)
나 같은 경우 가수와 일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더더욱 그 경우가 없고, 편지까지 담긴 씨디는 전부 다 기억날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보통 그런 씨디들은 다 집으로 챙겨 와서 보관하거나 내 자리 혹은 내 편집실에 두곤 한다.
그런데 오늘 강다니엘 팬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번개장터에 내가 받은 싸인씨디가 15만 원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그건 회사 내 손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데 이 무슨!
꼭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쯤 되니 기록하면서 사진을 올리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개인 공간에 올렸던 사진을 그대로 퍼가서 장터에 올려서 팬들 마음에 상처 주고,
나는 고작 15만 원에 소중한 관계와 추억을 갖다 판 사람이 될 뻔했으니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내 이름이 담긴 씨디를 내다 팔 정도로 궁핍하지 않다. 설사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씨디 팔이 대신 다른 부업거리를 찾겠다.
혹여나 사랑하는 스타의 필적이라도 느끼고자 저러한 씨디들을 구매하는 팬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1도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엄격하게 처벌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