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 덕질해서 좋은 이유

by 편은지 피디

소위 말하는 대형 기획사의 가수를 덕질해본 적이 없다. 물론 학창 시절에 당시 2위였던 대성(DSP) 기획의 젝키를 좋아하긴 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엔 없었다는 말이다. 예전에 <불후의 명곡>이란 프로그램에서 조연출을 하면서 매주 편집을 맡게되는 가수를 한 2주 정도씩 파본 적은 있다. 단기 덕질이라고 해야 하나? 편집을 하다 보면 그 가수의 과거 자료들을 엄청 많이 보게 되기 때문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그리 길게 가진 않았으며, 그 역시 중소기업 혹은 본인 혼자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내가 이번엔 대형 기획사의 가수를 좋아하게 됐다. 엿도 먹어봐야 안다더니 막상 해보니 예상 못한 충격적인 장점이 엄청 많다. 물론 시골쥐와 같은 수준으로 덕질해왔던 나에게만 국한된 장점일 수도 있다.


1. 콘텐츠가 풍년이다.


이미 업로드된 콘텐츠도 굉장히 많지만 시즌 별 콘텐츠, 예를 들면 '추석이면 한복 입고 윷놀이 배틀 예능 콘텐츠'라도 재깍재깍 올라오고 이걸 팬들이 재편집해서 또 올려준다. 예전에 소박한 덕질을 주로 할 때는, 너무 볼 콘텐츠가 없어서 "내가 보려고 만든 영상" 이런 제목으로 내가 만들어 낼 지경이었다. 이게 프로그램화된 것이 <주접이 풍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 아티스트를 좋아해보니, 수시로 올라오는 자체 콘텐츠에 브이앱, 버블까지 싱싱한 콘텐츠가 그야말로 풍년이다.


2. 기획이 수시로 떠오른다.


가장 쉽게는 좋은 무대에 내 가수를 세우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멤버 개인의 개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간절히 기획하고 싶어 진다. 일단 그러려면 내가 그 분야에 파고들어야 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멤버에 관한 기획을 하기 위해선 나도 그림을 직접 그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데이 클래스부터 가서 배워볼 생각이다. (이미 결제도 함) 예전에는 의욕 없는 피디처럼 보일까봐 기획안을 의무적으로 낼 때도 있었는데 이것은 천지개벽과 같은 일이다.


아, 단점도 있긴 있다.

소문 빠른 이 바닥. 오다가다 얼굴 보는 매니저나 회사 사람들에게 이미 내가 미쳐있는 게 들통난 것 같다. 사실 그게 너무 창피하다. 신랑도 적당히 하라고 한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기침, 가난, 사랑은 숨길 수 없다더니... 아무리 내리려고 해도 광대가 안 내려간다ㅜㅜ


그럴 때마다 주문을 외운다.



"그래, 나는 주접이 풍년을 만든 피디다. 나는 본업 중이다."



#주접이풍년시즌2소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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