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읽고 있는 자기 계발서에서는 ‘의도’를 매우 강조한다.
어떤 ‘의도’를 가지냐에 따라서 주변의 에너지가 바뀌고 그것이 긍정적일 경우에 성공에 가 닿을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은 매일 읽었지만, 자기 계발서 자체를 엄청난 영혼과 진정성을 담아 읽은 적은 크게 없었다. 그래서인지 직접적으로 배우거나 얻은 것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독서는 말 그대로 활자를 읽는 행위일 뿐 나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도 그 행위를 반복하곤 했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엄청난 의지를 가지고,
땡볕 아래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도 나름의 진심을 담아 읽어보았다.
그랬더니 마침내 ‘의도’의 중요성이 가슴에 와닿았다.
내가 겪었던 수많은 성공과 실패. 아마 실패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때 품었던 나의 의도를 되새겨 보면 다 해답이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했던 일,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약자인 팬들의 숨겨진 가치를 조명하고, ‘티비’가 친숙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첫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의도에서 시작했던 <주접이 풍년>.
주변의 많은 도움과 함께 결론적으로 높은 시청률로 정규가 되는 영예를 안았고 그로 인해 <덕후가 브랜드에게>라는 책도 쓸 수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이런 의도를 품고 있다는 점을 나도 깨닫지 못했다.
다만, 제작발표회에서 “피디로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두 스마트폰 사용이 용이한 시대라 할지라도 티비가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그 사람들을 주요 구매자층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내 첫 프로그램은 그분들이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고 싶다.“고 질문에 대답하며, 나도 나의 숨은 의도를 깨달았다.
타인의 질문으로 인해 알아차린 의도지만, 나조차 몰랐던 내 내면의 진심이었다.
그 이후로는 누군가 ‘시켜서’ 기획하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 ‘하기 싫다고 해서 대신’ 하기도 한 일도 많았다. 단순히 시청률이라는 수치만 보고 큰 의미없이 기계처럼 일한 적도 많다. 그랬던 경우의 성과를 보면 역시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정말 의도가 전부였다.
이제라도 이것을 알아차리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언젠가 두 번째로 나오게 될 책은,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하게 될 이야기와 강연들은 꼭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
어떠한 성과나 수치보다 나로 인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보람을 찾고, (실제로 리액션에 많이 목마른 사람이므로...) 다음 스텝을 밟아가고 싶다.
기획의도,
의도가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