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연출 중인 프로그램인 살림남의 이번 주 시청률이 7%를 달성했다.
일요일 새벽에 시청률 지표가 도착하는데,
이번에는 엄마한테 먼저 축하 카톡이 도착해 있었다.
"시청률 7% 나왔네. 축하해."
그대로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데, 직업병이자 분석병이 발동된다.
가구 시청률은 상승했는데
광고나 수익의 가장 큰 지표가 되는 2049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왜 떨어졌을까. 왜 젊은 시청층에는 어필이 안 된걸까.
그래서인지 회사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싸늘하다. 속상했다.
회의실로 가다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시청률 칭찬을 듬뿍해주는데,
그 앞에서도 "2049가 너무 떨어져서요..."라는 앓는 소리를 했다.
오히려 칭찬해 주려는 선배가 당황한 것 같았다.
기쁜 일이 일어나도 그 감정은 길게 지속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아쉬운 점을 찾게 되고, 그 분위기는 고스란히 주변으로 퍼진다.
좋은 성과를 내고도 회의 때 나도 모르게 결국 더 아쉬운 점을 얘기하게 됐다.
잠깐이라도 서로 칭찬해 줘도 될 텐데 말이다. 그게 쉽지 않다.
당장 이번 주, 다음 주, 그다음 주의 방송을 제작하려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진다. 출연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하지 못했다.
이번 주 녹화 때는 얼굴 보고 또 칭찬하고 축하하리라 마음먹어본다.
정말 잘했다고, 덕분이라고 어색함을 이겨내고 말을 건네보려고 한다.
내가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의 말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 냉기를 전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뻐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믿어보며
나도 적합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늘 축하와 칭찬을 하는 사람이 돼 보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