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센터 수업 풍경
수업이 시작되기 10분 전이다. 수업 장소로 들어가라는 직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로비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다가 아기를 안고 일어나 수업 장소로 이동한다. 신발을 벗는다. 내가 늘 앉는 장소에 가서 앉는다. 옆에 앉은 아기 엄마와 아까 못다 한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는 대부분 아기가 주제다. 이유식, 수면 등등 아기를 놓고 이야기하니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평소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나도, 아기 이야기는 잘할 수 있다.
시간이 되어 선생님이 출석을 불러준다. 우리 집 아기의 이름이 불리면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네”하고 대답한다. 아기 이름을 불렀는데 대답은 엄마가 한다. 4~10개월 된 아기들은 아직 말을 못 한다. 말이 제일 빠른 아기는 “맘마”, “엄마” 등의 간단한 단어만 내뱉는다. 보통은 “아”, “으”하는 소리만 할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먼저 몸을 풀어준다. 아기를 다리 위에 앉히고, 내 다리를 위아래로 흔들어준다. 아기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위로 아래로 움직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아기를 바닥에 앉혀서 간단한 마사지를 해 준다. 아직 혼자 못 앉는 아기는 엄마 무릎 위에 앉는다.
손을 비벼서 따뜻하게 만든 후 아기 몸을 만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정성을 담아서, “사랑해”라고 말해주며 아기 몸을 만진다. 그러고 나면 머리를 통통 두드린다. 어깨도 두드리고, 주무르기도 한다. 손도 주무르고 다리, 발도 주무른다. 무릎뒤에는 성장판이 있다고 한다. 성장판이 있는 부분도 꼭꼭 눌러준다.
마사지까지 끝났으면 옹기종기 모여 앉을 시간이다. 선생님을 기준으로 반원을 만든다. 똑딱 카드 시간. 아기들에게 단어 카드를 보여준다. 그림을 보면서 한번, 그림과 글자를 보면서 또 한 번. 수업 초반에는 집중 못 하는 아기들이 꽤 있었다. 몇 차시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거의 모든 아기들이 집중하며 단어 카드를 본다. 가끔은 환호를 지르는 아기도 있다.
다음은 비눗방울. 선생님이 서서 아기들 한 명 한 명에게 비눗방울을 보여준다. 적극적인 아기 몇 명만 손을 뻗어 비눗방울을 터트려본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가만히 비눗방울을 바라본다. 비눗방울이 움직이는 대로 얼굴이 따라간다.
수업의 상징인 인형과 인사도 해 본다. 선생님이 인형을 잡고 아기들 앞으로 다가간다. 아기에게 “안아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업 초반에는 인형을 만지는 아기 반, 가만히 보고만 있는 아기가 반이었다. 엄마가 아기 손을 대신 잡고 인형과 교감하기도 했다. 한 학기 수업이 끝나갈 무렵, 지금은 다르다. 만지고 안고 잡아당기고. 인형을 꽤 좋아하는 반응이다.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