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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옹 May 18. 2023

아기를 품에 앉고

아기만 있으면 대화가 쉽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떻게 대화를 이어가야 하나 고민일 때가 많았다. 처음 말 거는 것보다 계속 이어가는 게 쉽지가 않다. 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대화를 안 끊기고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꼭 대화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마음이 참 불편해진다.


 신기하게도 아기를 안고 대화를 하면 말이 끊이지가 않는다. 아기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있는데 어디다가 말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문화센터 같이 듣는 엄마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6개월 전후의 아기 엄마들은 관심사가 대부분 비슷하다. 수면, 이유식, 어린이집 입소 시기, 미디어 노출 등. 육아에 관한 주제로만 이야기해도 끝이 없다. 더불어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기도 한다.


 그냥 서 있는 것보다 식탁에 앉아 차 한잔씩 놔두고 있는 게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와 같은 이치인가? 품에 아기만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대화가 쉽다. 아기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이겠지. 아기에 관한 고민이 있는데 어디다가 말해야 할지 몰랐던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도, 다른 아기 엄마도 육아 전문가는 아니다. 각자의 육아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그 맛에 서로 대화하는 게 아닐까. 아기도 타인인데, 가끔씩은 “내”가 아닌 아기 이야기만 해도 괜찮은가 싶을 때가 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오히려 굳이 나를 안 드러내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다. 궁금하다면 나에 관한 질문을 듣지 않았을까?


 나와 다른 인격체니 아기 이야기를 할 때는 적당히 말을 가려서 하면 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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