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주 차, 내가 임신을 하다니
현재 나는 임신 7주 차를 지나는 중이다. 입덧 지옥에 빠져 일상생활이 안돼, 먹고 눕기만 반복하고 있다. 먹는 거라도 잘 먹으면 좋으련만 입덧 때문에 잘 먹지 못 해 힘이 없어서 오늘은 수액을 맞고 왔다.
너무너무 힘들지만 임신 기간 중의 일상을 기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보려 한다.
때는 처음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왔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귀찮아서였을까 까먹어서였을까? 미뤄뒀던 임신 테스트기를 해 봤다. 선명하게 두 줄이 나왔다.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본 날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내가 임신이라니’
한 번의 검사만으로는 정확도를 알 수 없겠다는 생각에 퇴근길에 임신테스트기를 하나 더 사서, 다음날 아침에 검사를 또 해봤다. 선명한 두줄이다. 내가 임신이라는게 확실해지는 순간이다.
일단 남편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 다른 이들이 기발하게 임밍아웃(임신을 밝히는 일)하는 것을 유튜브 영상으로 가끔 봤지만 나는 그런 것은 잘 몰랐다.
“나 중요한 할 말 있어.”
하고 두줄이 선명한 임신 테스트기를 건넸다. 남편은 좋아하는 눈치였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다니기 힘들다고 했던 직장을 그만두지 못해 아쉬워 보이기도 했다.
그 주 주말에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기로 했다.
계획하고 한 임신은 아니지만, 아기가 생겼다는 것이 참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설레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우리 부부는 아기는 30살 전에 낳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반 오십을 지난 지 얼마 안 된 이때 아기가 생겨서 참 좋다.
비록 혼인신고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우리는 지금 살면서 제일 안정적인 시기다. 풍족하진 않아도 모자라진 않게 지내고 있다. 딱 좋은 시기에 아기가 찾아온 것 같다.
시월아 건강하게 잘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