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회사일기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돈

스텔라장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by 주옹


사내 모임을 위해 모여있는 자리. 아직 시작 전이라 어수선하다. 진동이 울려서 휴대폰을 보니 49,800원이 들어왔다. 지난번 장거리 교육 교통비인가 보다. 곧이어 600,000원이 들어왔다.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오예 오예 오예”

옆자리 동료가 궁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 같길래 기뻐한 이유를 말해줬다.


“주영 씨 옷 사 입어야겠네 “


나는 정장이 없어서 집에 있는 옷을 조합해서 세미 정장을 입고 다닌다. 그런 내가 추워 보였나 보다. 정장도 사고, 가방도 사고, 신발도 사고 싶다. 미용실 가서 머리도 하고 싶다. 또 아이에게 멋진 옷도 사 주고 깔끔하게 이발도 시켜 주고 싶다.


그런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통장을 다시 확인해보니 잔고가 0원이다. 지인 생일선물, 휴대폰 요금, 외식비, 보험료, 가스비, 관리비, 기부. 알차게 다 빠져나갔다. 그래도 나는 수입의 절반은 무조건 저축 통장으로 옮기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건가. 완전 한 푼도 없는 건 아니다.


내 현실이 보인다. 열심히 돈 벌어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차타는 것을 좋아한다면 괜찮은 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