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바디호러 투게더
지난주 목요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했다. 우리나라 3대 영화제 중 유일하게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 하는 영화제이자, 수도권에서 열리는 만큼 일반 관객들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특히 이 영화제는 매년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 영화를 수입해 소개하는 것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표방한다.
하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상영작과 상영관이 대폭 축소되었고, 영화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카탈로그를 배포하지 않아 다소 서운했다. 그래도 몇 편의 인상 깊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 투게더였다.
영화 <투게더>는 올해 8월 극장 개봉 예정작으로, 바디호러를 다룬 공포영화다.
신입 감독의 입봉작으로 다소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바디호러’ 라는 장르를 변주한 로맨스 바디호러는 굉장히 파격적이였다.
# 바디호러가 아닌 바디러브
바디호러라는 단어를 들으면 다소 생소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 장르는 신체의 변이와 훼손, 상실을 통해 관객에게 공포를 유발한다.
대표적인 작품들을 뽑자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작품들과 최근 개봉해 아트관임에도 상당히 많은 관객들을 모았던 <서브스턴스>가
그리고 <기생수>를 예시로 둘 수 있다.
기존의 바디호러 작품과 <투게더>는 조금 다르다. 이 영화는 신체 상실이라는 두려움을, 오히려 사랑과 결합의 환희로 전복시킨다. 고통스럽고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은근한 로맨스로 치환하며 관객의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한다.
# 다양한 매치컷
이 영화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매치컷 활용이다. 매치컷은 두 개의 다른 샷을 시각적·청각적 유사성을 기반으로 연결하는 편집 기법이다. 쉽게 발견하기 어렵지만, 눈에 띄는 순간 강한 인상을 남긴다.
<투게더>는 거의 모든 씬 전환에 매치컷을 활용해 트랜지션 자체를 하나의 미장센으로 활용했다. 단순히 장면을 끊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미 있는 이미지를 겹쳐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지 시각적인 기교를 넘어서, 관객에게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 나는 사라지고 영원히 함께라는 공포
그렇다면 이 영화 내에 말하고자 하는 공포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자신의 신체 일부분이 훼손되거나 변이되는 공포처럼 보이지만, 내용이 전개될 수록 훨씬 더 깊은 불안이 숨어 있다. 바로 ‘너와 하나가 되어 영원히 함께’ 한다는 공포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물리적 ‘흡수’ 혹은 ‘동화’ 의 형태로 현실화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욕망이 현실이 되었을 때, 기쁨이 아닌 섬뜩한 감정이 들 수 있다. 나는 점점 사라지고, 오직 ‘우리’ 만 남는다면?
마이클 생크스 감독은 사랑과 공포의 중간지점을 찾아 관객들에게 불쾌함과 묘한 카타르시즘을 경험하게 한다.
# 정리하며
영화 <투게더>는 오는 8월 극장 개봉 예정작이다.
보통 영화제에서 작품을 고를 때는, 수입 예정작인지 프리미어 상영작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다.
프리미어 작품의 경우, 영화제가 끝난 뒤 언제 개봉할지, 혹은 개봉 자체가 이뤄질지조차 불투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때 아니면 못 본다는 마음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관람하게 된다.
<투게더>는 다행히 8월 개봉이 확정된 작품이지만, 장르와 로그라인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망설임 없이 예매했다.
개인적으로 공포 장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투게더는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작품이었다.
물론 서사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극장에서 경험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연출과 컨셉을 갖춘 영화였다.
기회가 된다면, 개봉 이후에는 <투게더>에 대한 보다 자세한 해석과 리뷰도 남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