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강연을 듣고 돌아오는 길

치매와 고독사의 전조를 파악하는 AI

by 딱정벌레
사진=픽사베이

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PD연합회에서 주최한 '인공지능과 미래방송' 강연을 듣는다. 지난해 여름에도 PD연합회 강연이 있었는데 그때는 '유튜브로 간 라디오'가 주제였다. 올해는 인공지능이 큰 주제였다. PD연합회장님이 여기에 관심도 많으시고 책도 내신 데다 유튜브 채널을 이런 콘텐츠로 운영하시던데 그 영향도 있지 않을까 내심 생각해봤다. 나도 AI 콘텐츠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시리즈 강연은 소양을 쌓고 통찰도 얻을 수 있어 고맙다. 무료 강연에다 연사들도 좋고, 배울 점이 많다. 여담이지만 샌드위치와 주스, 간식도 챙겨준다.

지난주까지는 AI와 콘텐츠를 연계한 내용을 다뤘는데 오늘은 결이 달랐다. 바로 '인공지능과 자연어-감성챗봇의 이해와 미래'가 주제였다. 연사는 김동원 미스터마인드 대표. 이 회사는 AI 기업인데 AI 스마트 토이와 보이스 챗봇, AI 캡슐을 개발했다. AI 캡슐은 말하는 로봇 물고기, 말하는 가방에 탑재돼 서비스될 예정이라고 홈페이지에 안내돼 있다. AI 스마트 토이의 이름은 뽀로롯인데 아이들과 대화도 하고, 동요나 동화 콘텐츠도 제공한다고 한다. 유아에 특화한 대화 시나리오와 대화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니 흥미롭다.

사실 이 회사 기술의 활용사례 중 가장 인상 깊은 건 바로 '어르신 말동무 인형'이었다. 이 봉제 인형에 회사의 대화엔진이 들어간다. 미스터 마인드는 지난해 국제치매예방협회의 치매 예방 콘텐츠를 도입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협회와 맺은 바 있다. 가천대와 시니어 헬스케어 로봇-챗봇 공동연구 협약도 맺었다고 한다. 오늘 강연에서 들은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건 어르신과 AI가 대화하며 감정을 체크하고, 치매나 고독사의 유형을 발견한다는 가정 아래 개발한다는 점. 이게 성공하면 치매가 어느 시점에 올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 현장에는 어르신 말동무 인형도 직접 시연했다. 우리 외할머니도 인형을 좋아하시는데 어르신에게 있으면 좋을 듯하다. 문제는 연세가 드실수록 말씀을 못 알아듣는 분이 많으셔서 그분들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질의응답 시간에 난 3가지를 물었다. 1.AI 목소리를 음성합성으로 만든 것 같은데 직접 개발하셨습니까? 직접 개발한 목소리라고 한다. 2.그렇다면 목소리는 현재 한 가지만 있나요? 남녀 각 하나씩, 총 2개가 있다고 한다. 남자는 이순신 목소리이고, 어르신 말동무 인형의 경우 여자 목소리인데 20대 여성의 목소리라고 했다. 통계를 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20대 여성의 목소리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3.캐릭터를 다양화할 계획이 있습니까? IP가 있으면 다양한 캐릭터는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더 말씀해주신 게 있는데 공개된 장소에 올리기는 조심스러워 여기까지만 쓰려고 한다.

PD연합회 강연 현장. 사진=딱정벌레

돌아오는 길에 비가 다시 내렸다. 강연 장소가 목동 방송회관이라서 집까지 걸어가도 되는 거리였다. 문제는 우산이 없고 집까지 걸어가는데 45분은 잡아야 된다는 것. 쫄딱 비를 맞고 걸었다. 신정교쯤 왔을 때 비가 서서히 멎었다. 오목교쯤 갔을 때는 비가 계속 퍼부어서 안경알이 뿌옇게 됐다. 그냥 버스 타고 갈 걸 그랬나. 택시 타도 나쁘지 않은데. 문득 지난해 영국 여행을 간 기억이 떠올랐다. 영국은 비가 자주 왔다. 가볍게 흩뿌리는 비가 왔다. 거기는 우산을 안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순간 나도 거기서는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쓰고 걷게 됐다. 그것도 여행자의 감성이려나. 오늘도 그걸 따라 했다.

비를 맞으며 걸어도 한편으론 시원했다. 비 냄새가 좋았다. 마음을 내려놓고 그 생각을 차단하면서 충격을 줄이고 있지만 새벽에 갑자기 잠 깨면 생각나고 가슴이 시리다. 그런 마음을 빗속에 다 씻겨 보낸다고 생각하고 안양천을 따라 걸었다. 그러나 30분 동안 비를 계속 맞는 건 현명하지 않다. 집에 오니 어지럽고 더 피곤했다. 감기에 걸릴까 염려된다. 그러면 스스로 건강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일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자기 관리를 잘 못하는 건 죄악이다.

오후 9시 15분에 예정된 화상회의를 하고, 이번 주에 마감할 글을 쓰기 위해 추가 자료를 조사했다. 개요는 그려졌다. 내용을 길게 쓰겠다는 게 아니라 어디서 못 볼 내용을 더 넣고 싶은데 그게 어려울 수도 있을 듯하다. 내용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내용을 쓰고 싶은 게 콘텐츠 만드는 이의 욕심이다.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하면서 놓치면 아쉬웠을 자료를 더 발견했다.

오후에 정리했던 질문 중 스스로 해결했거나 답변을 찾은 질문을 솎아냈다. 요즘 글을 준비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남다른 답을 얻으려면, 더 깊이 이해하려면 질문해야 한다. 무조건 다 물으면 안 되고, 질문도 잘해야 한다. 사실 거기에 대해 답변을 들어도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 교차검증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내가 내용을 더 정확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데 그 질문이 도움되길 바란다. 이 글을 뒤로 하고, 어서 빨리 자야겠다. 이번 주는 좀 일찍 자고 싶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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