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번 거베라, 2번 교회, 3~6번 이촌한강공원, 7~9번 노들섬, 10번 홍대 근처, 11~12번 양화대교. 사진=딱정벌레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 간다. 입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최근 며칠간 날도 따뜻했다. 내일 다시 추워진다고 하지만. 봄이 이미 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말도, 어제도 날이 참 따사로웠다. 약 두 달 만에 오프라인 예배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이촌한강공원을 걸어 노들섬까지 갔다. 원래 여의도까지 걸어가려고 했다. 근데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서 홍대 로모 샵에 가느라 계획이 뒤틀렸다. 노들섬까지 걸어가는 데 트렌치코트를 입어도 될 날씨였다. 그 전날에 인왕산에 갔는데 더워서 코트를 절반 벗은 채 자락길을 걸었다.
주말에 열심히 걷고 도요타 생산방식을 곱씹으며 마음을 다잡았고 월요일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듯했다. 그러나 비가 와서 그런지 화요일밖에 안됐는데 그새 기분이 쳐진다. 날씨 핑계를 대고 싶은 걸 수도 있고. 부정적인 생각, 무력감이 곧잘 고개를 치든다. 그럴수록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배웠듯 매일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씩 행동을 개선하며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싶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도 좋은 통찰을 줬다. 스스로 질문하는 게 필요한데 '이걸 내가 바꾸기 위해서 작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뭐지?'라고 물어보라고. 질문이 자신의 뇌를 깨우고. 작게 시작하는 방안을 생각하면 실행 가능한 일이 많고 어렵지 않으니 변화 부담도 덜 수 있다.
시간이 지나는 걸 보면 세월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일분일초 허투루 보낸 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마음이 번잡할 때는 걷는 게 그나마 도움이 된다. 걸으면서도 상념에 잠기지만, 뚜렷한 결론이 그 시간 동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마음을 정리 정돈한 기분이 든다. 뭘 그리 고민했나 싶고. 뭐가 그리고 기분이 별로였나 싶고. 내가 골머리를 앓은 주제가 다 하잘 것 없이 느껴진다. 다음 일에 더 집중할 수도 있는 것 같고. 좋은 기분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발목 잡는 상황은 언제나 있다. 상황보다 내가 문제이지만- 정신이 나약해선지 별것 아닌 일에 곧잘 충격받는다. 소름 끼칠 때도 있고. 털어내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남산 야외 식물원. 사진=딱정벌레
이번 달 시작한 새로운 습관 중 하나는 주말마다 산에 가는 거. 등산까지는 아니고 산책로 걷는 수준인데-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기분이 한결 낫다.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설렁설렁 걷다가 금방 전망대에 도달하고, 그 전망대도 그리 높지는 않다. 남산, 인왕산, 낙산공원 등에 갔고. 산은 아니지만 항동 철길을 걷기도 했다. 인왕산은 두 번 간 듯. 올해는 산성에 좀 다니려고 한다. 안성에 가고 싶은 산성이 있는데 스코틀랜드 느낌이 난다 해서 기대하고 있다.
산에 자주 가기로 한 이유는- 언젠가 한번 글로 쓴 듯한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더 멀리, 넓게 내다볼 수 있는데 그 느낌이 좋아서다. 기분도 상쾌해지고, 좁은 생각이 트이는 느낌.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실감하고. 주말에 받은 좋은 기분을 안고 평일 삶도 잘 살아보고자 다짐해보고. 한동안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서 산에 가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내가 늦게 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산 야외 식물원에 갔을 때는 눈도 쌓여 있고 날도 좋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남산에서 찬바람 맞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좋았다.
산이라서 그런지 1월 초만 해도 눈이 녹지 않고 많이 남아 있었다. 사진을 안 찍은 지도 오래됐고. 출사를 겸해서 갔는데 결과물이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푸르스름하게 나오긴 했지만. 그래서 더 차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겨울이라서 구경할 식물은 하나도 없는데 새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빨간 앵두가 고고히 피어 있는데 제법 예뻤다. 딱 해지기 직전에 가서 경치가 더 좋았다. 하늘빛도 다양하고.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비친 노을도 아름다웠다.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멋있게(?) 나와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보내주고 싶었다.
인왕산에서. 사진=딱정벌레
인왕산에서는 고양이 무리를 봤다. 토이 카메라로 찍었는데 필름에 이상이 생겨서 다 날려버렸다. 인왕산 자락길은 거의 1년 만에 걸었다. 서촌 스코프도 1년 만에 가고. 서촌에 간다는 건, 인왕산에 간다는 건 스코프 스콘을 오랜만에 먹겠다는 의미도 있다. 그 전주에도 인왕산에 가긴 했는데 다른 방향으로 갔다. 홍지문 근처였는데 인적이 드물어서 금방 내려왔다. 이쪽 길로 다시는 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그쪽에서는 부암동 스코프가 가깝긴 한데- 망우삼림 문 닫기 전에 빨리 필름을 맡기고 싶어서 그날은 스코프에 가지 않았다.
인적이 드물어 소름이 끼쳤던(?) 그쪽 산에도 볼거리는 있었다. 역시 해지기 직전이었고 거기서 햇볕이 북악산을 물들인 광경을 봤다. 그건 보기 좋았다. 딱 거기 위치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싶고. 강북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산이 많고 산에서 마을을 내려다볼 때 그 풍경이 마음에 든다. 중요한 곳이 강북에 많다는 것도 한때는 좋았다. 기자를 꿈꾸던 시절에는 광화문에서 일하고 싶었으니까? 일터가 광화문에서, 강북에서 멀어질수록 아쉽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강렬한 기억이 집약돼 있어서 그런 듯도.
1월 첫날부터 시작한 명화 그리기는 거의 다 완성했다. 테두리까지 모두 칠했고 앞면을 덧칠하고 기름칠하면 완성이다. 액자에 걸어둘 생각은 없고 그냥 바닥에 둘 생각이다. 그렇게도 인테리어용으로 많이 쓰니까. 그림을 완성하면서 습관의 힘, 꾸준함의 가치를 실감했다. 비록 모사한 색칠공부일 뿐이지만 매일 조금씩 하면 이런 결과물도 낼 수 있다고. 매일 조금씩 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인데 때로는 귀찮고 의욕도 안 생기지만 경험이 축적되면, 꾸준히 개선한 게 쌓이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성실함과 꾸준함 가치를 잊지 말라고.
사진=딱정벌레
피포 페인팅은 자가격리 아이템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즘 트렌드는 명화 그리기도 아니고 도자기 굽는 거라고도 하더라만. 나 같은 똥 손도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데, 미술에 흥미를 붙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이걸 계기로 남 그림을 따라 하기보다 진짜 내 그림을 언젠가 그렸으면 좋겠다 싶고. 색을 칠하면서 하늘과 구름 하나 칠하는 데 이렇게 다양한 색이 쓰일 수 있다는 걸 새삼 배웠다. 노을도. 지난 주말에 하늘을 보는데 만약 이걸 유화 물감으로 칠하면 무슨 색, 무슨 색 물감을 쓰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매달 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음 달에는 새로운 그림을 칠해볼 생각이다. 화병을 그릴지 아님 열기구 풍선을 그릴지 고민 중이다.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아두긴 했는데. 꽃은 그렸으니 새로운 걸 해보면 좋겠다 싶고. 요즘 들어 집이 화원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꽃시장 향기가 나는 초마루 디퓨저 세트를 산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카페 매장 착석이 허용됐지만 그리 당기지 않는다. 그동안 집을 오래 시간 보내기 좋게 최적화(?) 시킨 것도 있고. 일요일에 오랜만에 카페에 갔는데 경험이 좋지 않았다.
아무튼 집이 화원 같길 바라며 꽃시장 향기가 나는 디퓨저를 들이고 섬유 스프레이도 같은 걸로 뿌린다. 석양이 진 해바라기 꽃밭 그림을 그린 것도 꽃에 대한 집착과 관련이 없지 않다. 여전히 꽃을 1~2주에 한번 꼴로 사고 있다. 이제는 책상 위에도 꽃병을 두고 있다. 거베라를 990원에 팔길래 과꽃, 리시안셔스와 함께 샀다. 거베라를 원래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날따라 예뻐 보였다. 어떤 꽃다발에 같이 들어가 있는 걸 봤는데 제법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심지어 가격까지 저렴하니. 거베라는 공기정화식물이고 오래가서 쓸만하다.
사진 1번 거베라와 초마루 디퓨저, 홀가, 2번과 5번 카네이션과 안개꽃, 3번 소프라노 장미, 4번 리시안셔스와 미니 과꽃, 거베라, 6~7번 초마루 디퓨저 세트. 사진=딱정벌레
요즘은 거베라가 해바라기보다 더 좋다. 해바라기보다 더 싸기도 하지만- 거베라 한송이만 딱 놓고 보니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싶다. 누군가 배경이 돼주지 않아도. 거베라는 축하 화환에 많이 쓰인다. 화환에서 본 거베라는 인조 꽃 같기도 하고 one of them 느낌이 강해서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산 거베라는 쨍쨍한 태양처럼 보이기도 해서 마음에 들었다. 자신감 있고 당당한 느낌. 줄기도 어찌나 긴지. 매일 줄기를 조금씩 사선으로 자르고 있지만 많이 자르지는 않았다. 오래도록 고개를 치켜들고 길쭉하게 있으라고. 너답게.
명화 그리기로 돌아오면- 색을 칠하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단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크게 머리 쓰지 않아도 되고 그냥 주어진 칸 안에 정해진 색만 칠하면 되니까. 처음부터 내가 그림을 새로 그리는 거면 머리를 꽤 썼겠지만. 그렇게 단순 작업에 집중하고 마음을 정리 정돈했다가 가끔 정신이 산란해지는 상황이 벌어져서 마음이 흐트러질 때도 있었다만. 매일 조금씩 그림을 채워가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취미 생활이 생긴 것도 좋고. 그림은 가까이서 보면 허접하고 멀리서 보면 그럴싸하다.
계절이 순환하고 있음을 느끼는 여러 장치가 있다. 얼마 전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출연배우별 포스터가 새로 나왔다. 이번에도 유승현 배우가 이반 역으로 나온다. 안경테가 지난해와 바뀌었다. 바뀐 안경테 보러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 핑계로 보고 싶기도 하고. 유 배우를 처음 본 게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였던 터라 왠지 의미가 남다르고. 이 작품이 3월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봄이 오고 있는 게 실감 난다. 올해도 데미안을 하려나. 그러고 보니 픽션에도 유 배우가 나온다. 배니싱을 보고 싶은데 거리두기 좌석 때문에 표가 없다.
뮤지컬 배우 유승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캐릭터 포스터. 사진=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트위터
뮤지컬 업계에서 거리두기 좌석으로 이견이 많은 듯하다.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공연을 진행했을 때도 집단감염이 일어난 적 없었으니까. 그때도 난 공연 볼 때마다 좀 불안하긴 했다만. 대학로 극장에는 좌석 배치가 밀도 있고 오밀조밀한 곳도 좀 있어서. 그래도 그 덕분에 자리 얻어서 공연을 볼 수 있긴 했다. 지난해 여름 전리농 이후로는 뮤지컬을 보지 않았다. 공연 보고 오면 힘이 나고 유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흥미롭고 팬심도 커져서 그 소중한 경험을 코시국에 누리고 싶은데. 새해에는 기회가 더 열리면 좋겠다.
지난해 겨울 노리플라이 공연을 무척 고대했던 터라 공연 취소 소식이 많이 아쉬웠다.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이후로 노리플라이, 권순관 님 노래를 다시 듣는데 지난여름 순관 님 공연 다녀와서 느낀 감흥을 되새기며 다시 공연을 보러 갈 날을 그렸다. 노리플라이 공연을 안 본 지는 10년 돼서 이제 입에 좀 단물이 날 것 같다. 그동안 공연이 있어도 내가 보러 가지 않은 거지만. 새해에는 볼 수 있겠지. 정규 앨범 3집 음악은 라이브로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아서 이젠 좀 듣고 싶다. '흐릿해져'와 'Boy' 라이브도 다시 듣고프고.
안경을 새로 맞췄다. 너무 오랜만이라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맞춘 안경은 좀 특별하다. 안경테와 렌즈를 포함해서 2만4900원에 맞춘 것. 플레인 브랜드라는 SPA 안경 브랜드가 있다. 거기는 안경테 안에 안경 렌즈 가격이 포함돼 있다. 난 시력이 많이 나빠서 안경을 맞출 때 렌즈를 많이 압축한다. 렌즈 가격도 거기에 비례하는데 그렇다 보니 안경 한 번 맞출 때마다 돈이 엄청 들어갔다. 10만원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 렌즈 가격이 부담돼서 안경테도 제일 싼 걸로 맞추곤 했다. 까만색 또는 짙은 갈색 뿔테를 오래 낀 것도 이 때문.
'플레인 브랜드' 대학로 매장. 사진=딱정벌레
그러나 렌즈 가격에서 숨통이 트이다 보니 십수 년 만에 뿔테 안경에서 벗어났다. 오랜만에 메탈 소재 안경을 낀다. 색이 벗겨지는 게 부담이 되긴 하는데 그때쯤 되면 새로 맞춰도 되고. 꽤 오랫동안 알이 둥근 사각형인 안경을 꼈는데 이번에는 알이 둥근 걸로 바꿨다. 대학시절 알이 둥근 금테를 맞춘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이가 너무 들어 보여서 그 안경을 자주 끼지 않았다. 나보고 김구 선생님 같아 보인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김구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내가 여자라서 외모가 남자 어르신을 닮은 게 느낌이 좀 묘했다. 둥근 알도 많이 피했다.
새로 안경을 맞추면서 그동안 내게 부담이었던 여러 장애물을 넘어서서 좋았다. 안경 맞추는 비용도, 안경테도, 안경알도. 플레인 브랜드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오프라인 매장이 대학로에 있는데 그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여긴 온라인 쇼핑몰이 있는데 도수 있는 안경은 거기서 팔 수 없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안경테나 도수 없는 안경을 팔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시력 검사를 하고 안경을 맞출 수 있다. 안경테를 가격대별로 진열해서 원하는 테를 껴보고 마음에 드는 걸 계산한 뒤 시력 검사하고 안경 맞추는 식.
플레인 브랜드에 끌린 이유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했다는 점에서 와비 파커가 생각나고, 안경 맞추는 비용이 몹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를 제외하면 안경테 가격에 렌즈 가격이 포함돼 있다. 안경테 가격=안경테+렌즈 가격. 가격대는 2만4900~4만9000원.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로 맞추려면 1만4900원인가 더 내야 한다. 이 브랜드는 29cm에도 입점해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넓고 따라다니는 점원이 없어서 둘러보기 편했다. 안경 케이스나 렌즈 닦는 수건은 따로 사야 한다. 케이스는 3900원, 수건은 2000원.
플레인 브랜드에서 맞춘 안경. 사진=딱정벌레
안경 맞추는 비용은 안경 끼는 사람에게 꽤 부담이 큰 문제다. 시력검사를 6개월에 한 번씩 해야 한다고 한다. 그 기간에 시력에 변화가 없으면 다행이지만 요즘은 컴퓨터 외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 이용 시간이 길어서 눈이 금세 나빠진다. 그때마다 안경을 새로 맞추려면 부담스럽다. 시력 검사를 미룰 수도 있고. 안경은 시력 보조 도구뿐만 아니라 스타일링 용도로도 많이 쓴다. 안경 끼는 사람 가운데에는 다양한 스타일 안경을 여러 개 맞추는 이도 있다. 안경을 끼지 않는 사람도 스타일링을 위해 안경을 산다.
플레인 브랜드처럼 거품 뺀 가격으로 안경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브랜드가 저렴한 가격에 안경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 중간 유통과 브랜드 마케팅 비용을 뺏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안경 전문점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렌즈 비용 부담 때문에 안경 맞출 때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내게 이 브랜드가 주는 혜택이 와 닿았다. 뿔테 안경을 벗어나 로즈골드 안경이나 티타늄 안경도 부담 없이 맞출 수 있을 듯하다.
주말마다 지키는(?) 또 다른 습관이 있다면 토요일 저녁마다 작은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는 것. 빵집에서 4000~5000원대 케이크를 사 온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쓰고 남은 초를 꽂고 불을 붙인다. 초가 금방 녹아서 불도 금방 꺼야 하지만 잠시나마 집안 불을 모두 끄고 촛불만 붙인 채 밖을 내다볼 때 고요한 느낌이 좋다. 케이크는 베즐리에서 주로 샀다. 지난 주말에는 스코프에서 레몬 케이크를 사 왔고. 새로 산 찻잔을 두고 홍차를 내리거나 와인을 따라서 함께 곁들이는데 그 시간이 내게 선물 같다. 올해 최대한 일정을 지키고 싶은 시간.
사진=딱정벌레
난 토요일 저녁에 유튜브를 주로 본다. 슈뚜님 콘텐츠가 토요일마다 올라오기 때문인데 권주현 아나운서 유튜브도 그날 같이 본다. 이번에는 슈뚜님이 홈카페를 주제로 브이로그를 올렸는데 참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그거 보니 나도 막 해보고 싶고. 한동안에서 집에서 커피와 차를 내려 마시다 보니 카페에서 몇천 원 주고 음료를 마시는 경험이 낯설어졌다. 카페에 사람이 앉아있는 것도, 내가 앉아있는 것도 어색하고. 돈도 아깝다. 카페 자리가 편하지도 않다 보니. 겨울이 가기 전에 투썸에서 뱅쇼 마시는 게 목표였던 터라 한번 더 가겠지만.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힘을 아껴야 할 시기이다. 집중할 일에 집중하고. 집중력과 끈기를 두고 고민이 많다. 요즘은 뭔가를 잘하기보다 일하기 싫어도 꾸역꾸역 하고, 집중이 안 돼도 엉덩이 힘으로 앉아서 뭐라도 하는 데 가치를 둔다. 물론 잘해야 하지만. '하루 쓰기 공부'를 하루에 한 장씩 읽는데(이틀에 몰아서 읽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좋든, 안 좋든 해야 할 일을 핑계 대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상황이 나아지면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난 뒤 할 수 있지만 하면서 생각해야 한다고. 'Doing is the best way of thinking'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그걸 늘 실천하는 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