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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왓치맨

그림을 통해 복잡한 이야기 전달하기

by 문장강화

복잡한 서술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림의 전달성이 높아 이해가 쉬움

영화적 연출을 통해 상징과 인물의 심리 강조

황색조청색조의 변화로 인물의 감정 동화를 한 번에 보여줌


고등학생 때 처음 <왓치맨>을 처음 접하고 놀랐다. 정교하면서도 기묘한 열기로 가득 찬 작품! 복잡하게 설계된 서술구조와 이를 전달하는 컷 연출은 지금 봐도 예사롭지 않다. 이 작품의 서술구조는 대단히 복잡하다. 1) 에피소드별로 화자가 바뀐다고 봐도 될 정도로 다수의 화자가 등장하고, 2) 이전 에피소드들이 복선이 되어 마지막에 밝혀지는 점층적 구조와 함께 3) <왓치맨> 내에 만화 <검은 수송선>, 신문 기사 등이 끼워진 삽화적 구성을 하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서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일종의 소격효과이자 만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이지만 필연적으로 작품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허나 의외로 작품의 전달성은 높다. 그림 덕분이다. 그림은 컷 분할, 연출, 흐름, 색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왓치맨>의 컷은 기본 3X3 그리드로 나뉘어 있다 -필요에 따라 합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맞게 연출은 정적으로, 카메라같이 장면을 연속성 있게 배치한 영화적 연출을 자주 사용한다. 시선의 흐름에 따른 연속된 3컷으로 줌 인, 줌 아웃, 클로즈업 등을 활용하여 인물의 심리나 상징을 강조하는 식이다. 색조 변화를 주어 이야기를 구분하기도 한다. 작중 밝은 성격의 정신과 의사가 다크 히어로 로어셰크의 이면의 사연을 듣고 그와 동화되는 편을 보면,


처음(경쾌, 황색조)-로어셰크의 과거(분노, 적색조)-동화 완료(우울, 청색조)


로 진행이 된다. 색조의 흐름으로도 인물의 감정을 한눈에 파악이 가능한 것이다. 이외에도 삽입된 이야기는 회색조로 진행하는 등, 차이점을 부여하여 이야기가 내포하는 수많은 정보량을 시각적으로 막힘없이 보여준다.

만화는 순간을 포착해서 컷으로 만든다. <왓치맨>의 그림은 요동치는 이야기 안에서 필요한 부분만 포착한다. 독자들에게 설명 대신 보여주고자 한다. 이것이 만화만이 할 수 있는 전달법이다.




* 생각해 볼 지점

- 이야기 내 이야기 삽입 구조를 웹툰으로 풀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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