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의 속성을 지닌 소재로 참신한 작품 만들기
좀비와 휴식이라는 상반된 성격의 키위드를 결합
좀비 상황이 주는 특수성-사회 시스템 마비-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편한 일상적인 휴식의 공간 조성
일상성을 강조한 완만한 회복
여느 때라고 안 그러겠다마는 요즈음의 사람들은 휴식에 대한 열망이 깊다. <유류캠>부터 <매일 휴일>, 웹소설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휴식을 다루고 있다. <위 아더 좀비>는 이런 휴식물에 좀비를 결합한다. 비슷한 작품의 일본 만화 <좀100>이 있으나, <좀100>과 다르게 비일상 속 낭만이 아닌, 일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언뜻 봐도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소재와 주제의 결합이다. 허나 이것이 잘 어울리는 데에는 좀비가 일탈이라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로부터의 탈출이다. 작품의 좀비 사태는 일종의 휴식을 위한 근거로, 좀비가 우글거리는 백화점에 갇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일종의 합리화이다. 백화점이라는 모든 생존과 유희가 마련된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친구로서, 어쩌면 가족으로서의 시간을 나눈다. 이 특수성으로 인해 인물들 사회가 주는 압박에서 한숨 돌리고 자신의 문제를 바라본다. 큰 문제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부터 일상의 우울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작은 문제로도 힘들어하는 사람 등 다양한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 모여있다. 요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고민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모든 에피소드가 일상적이고 그날에 충실하며 큰 문제 없이 평탄한 마무리를 맺는다. 그리고 어느새 괜찮아져 있는 인물들이 있다. 일상에서 얻어지는 감상은 극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되레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있는 경우가 더욱 빈번하다. 이 작품은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만화에서 일탈은 좀비라는 가죽을 쓰고 있다. 덕분에 흥미, 주제, 개성 모두를 잡아낼 수 있었다. 비일상에서 일상을 찾고, 쉼을 통해 자신을 회복한다. 큰일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이것이 이 이야기에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찬사다.
* 생각해 볼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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