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adivostok in Russia_2016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한국하고는 1시간밖에 시차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식사는 학교 내에 있는 카페테리아를 이용했는데 3박 4일 일정 동안 헬퍼 친구들이 식사시간에 맞춰 데리러 와줬다. 러시아의 주식 중 하나인 샐러드와 보르쉬, 모르스 주스 그리고 메인디쉬가 나왔다. 샐러드는 아무런 소스 없이 '비트' 채소로 색깔을 낸 샐러드였는데 마트에서 소스를 하나 사 올걸 싶었다. 정통 가정식인 보르쉬는 우리나라의 소고기 뭇국 맛인데 입맛에 잘 맞았다. 모르스 주스는 색깔이 빨갛고 예뻤지만 맛은 밍밍한 소스 없는 샐러드와 비슷했다.
아침식사 후에 바로 백스테이지로 가서 리허설 준비를 했다.
한쪽 벽면에는 참가자 순서와 모델 이름표가 붙어있고, '마리나'라는 총책임자가 진두지휘했다. 이 분 역시 모델 출신이라 키도 크고 늘씬한 데다 목소리가 엄청 컸다. 남자 모델들도 한 손으로 컨트롤하며 배치하는데 카리스마가 넘쳤다.
백스테이지는 남/여 모델들이 모두 같이 있는 공간이었다. 따로 탈의실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쇼가 진행되면 촬영을 할 수 없다. 마치 목욕탕을 연상시킬 정도로 살색의 향연이... 큰일 난다.
헹거는 하나 당 두 명의 참가자가 사용했다. 대략 50팀 정도가 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참가자가 왔고, 나머지는 러시아 참가자였다. 이 안에서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앉아서 쉴 자리도 없어 거의 하루 종일 서있어야 한다. 편한 복장과 신발이 중요하다.
리허설이 끝나면 바로 1차 심사를 시작한다. 이때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진행되는데 1차 심사라고는 하지만 여기에서 거의 순위가 정해지고 다음날 본 쇼에서 관객들에게 보이고 시상을 하는 방식이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음 날 본 쇼에서 입을 옷이 없어 헬퍼에게 부탁해 옷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헬퍼들은 고민하더니 다음 일정까지 1시간 정도 여유는 있다고 했다. 촉박하긴 했지만 버스를 타면 되니 얼른 갔다 오자고 했다. 그렇게 헬퍼 친구들 덕분에 낮에 블라디보스토크의 다운타운을 잠깐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 다운타운에 있는 가장 큰 대형 쇼핑센터인 '클레버 하우스'근처 옷가게들은 내가 살만한 옷들이 너무 없었다. 헬퍼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조금 걸어가면 H&* 이 있다고 했다. SPA 브랜드면 그래도 살게 있겠지 하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있었지만 급한 대로 상의만 하나 구입했다. 그냥 전날에 입었던 블라우스를 입을까도 싶었지만 너무나도 열심히 데리고 다녀준 헬퍼 친구들의 고생을 헛되이 할 수 없어 잊지 못할 쇼핑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