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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와 달 Nov 28. 2018

하루의 순환

해뜰녘의 하늘과 해질녘의 그것은
꼭 닮아 있다.
맞닿아 연결해
둥그런 하루의 원을 그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시작과 끝의 모양새는
참으로 비슷하구나.
모래 위에 흩뿌려진 해의 스펙트럼처럼
그것은 색색으로 연결되어 있구나,

하루들은 이렇게 순환하는구나. 


나의 마음은 해질녘과 해뜰녘에
많이도 달라 꺼칠할 때가 있는데

끝날 때는 결국 부서졌다가도
다시금 주머니에 주섬주섬 마음을 챙겨넣는다.

깨져있는 유리조각들을 안고 걸어다닐 때가 있고
그것들을 녹여내 다시 주물해 보일 때도 있다.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무너졌다가 주워담을 때,
만났다가 인사할 때, 


그것들은 닮았기도 다르기도
섞였다가 분할되기도.

불탔다가 사그라드는 모양새와

사라졌다가 다시 피어오르는 모양새가 

하루의 순환처럼 이어진다면 

태양과 달처럼 이어지는 것이라면


나도 변하는 마음들 속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하늘을 보다가 

기쁨과 슬픔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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