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0일 수요일 따가운 햇살

언제 이렇게 영글었니? 알밤

by 오리궁뎅E
20250911밤송이.jpg 어느새 알밤의 계절이 왔네!

직장인들에게 점심 시간은 순삭되는 시간이다. 그런데 의외로 조각조각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어서 매일 기대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밥 먹고 차 한 잔 하면 어느 새 한 시간이 뚝딱이지만, 함께 밥을 먹으면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할까봐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무의식중에 작용해서인지 식사 시간도 20분 내로 뚝딱이다.


나의 직장은 터가 꽤 넓은 편이어서 크게 춥거나 덥지 않을 땐 담소를 나누며 한바퀴 돌기에 참 좋은 곳이다.

점심을 먹고 가볍게 산책할 요량으로 함께 식사한 동료들과 양산을 쓰고 걷고 있었다.

"툭!"

어깨가 따끔했다. 밤 가시가 대여섯 개 박혀 있단다.

본의 아니게 어깨를 노출했다. 동료가 가시를 뽑는 동안 내 눈길은 떨어진 밤 송이로 향했다.

'나를 아프게 한 게 너로구나.'

같이 때찌를 해줘봐야 내 손만 아플 게 뻔해서 밤송이가 품고 있는 알밤을 꺼내는 것으로 복수를 대신했다.

산책하는 이들이 꽤 많은데, 남겨진 알밤들이 꽤 있었다.

아픈 것도 잠시 있고 알밤을 찾아 눈알을 굴리던 나는 시골 여자 인증을 하고 말았네.

올 첫 알밤의 추억이 이렇게.


뜨거운 햇볕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줄 알았는데, 그 햇볕을 고스란히 견딘 알밤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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