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것으로 풍요로울 수 있다면
이맘때쯤 문구 코너에 가면, 크리스마스 장식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다.
각종 다이어리와 캘린더 들이다.
자석에 이끌리듯 그 앞에 한참을 서 있게 된다.
그리고 서점에는 각종 계획ㆍ돈ㆍ성공에 관한 책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되게 마련이다.
12월이 되면,
훌쩍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동반하곤 했었다.
그런데 2025년 12월은 왜 이렇게 편안한 것인지...
모든 상황은 딱히 달라진 게 없는데, 비로소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래서 그런가 보다 한다.
뭘 더 하려고 하지 않고, 하던 것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의욕이 앞서고, 그것을 실행하려다 보면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마련이다.
나를 채근하는 사람이 주변 사람을 편하게 대할 리 만무하다.
P.20 요즘은 될 수 있다면 정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 않으려 하고 불편하게 지내는 법을 익혀보려고 한다.
P.172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욕망의 소산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필요의 범주에 들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내 방을 정리할 때, 입을 옷이 없다면서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수십 킬로그램씩 버리는 옷을 보면서 욕망 덩어리인 나를 발견한다. 기억이 오래가지 않고, 작심이 삼일이 되는 것! 내가 책을 읽는 이유다.
서로 다른 이가 하는 말이어도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삼일 전의 작심을 끌어내주니까.
해가 바뀐다고 새로이 작심을 한 건 없다. 다만, 수시로 주변을 정리하며 필요의 범주에 있는 것들만 남기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올 12월은 무엇을 다짐하고 계획을 세우려는 행위보다 이 책으로 나를 살피는 행위를 하니 더 잔잔한 평화를 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