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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랑 Oct 15. 2023

홍시, 그리움이라는 구성체

보통날의 시선1


담장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감 몇 개를 땄다. 마당을 넘어 골목으로 뻗은 가지에 붙은 감이 휘청, 곧 떨어질 것 같다. 한 이틀 차에 뒀더니 그중 한 개가 익어 홍시가 되었다. 먹기도 아까운 홍시는 제 몫을 다한 듯 완벽한 모습이다. 최선이 이런 것일까? 더 물러설 틈이 보이지 않는 색깔이다. 가장 맑은 햇살과 맞춤한 바람, 여한 없이 받아들인 비, 그리고 아버지가 심은 감이라는 의미를 더하여 촘촘한, 그리움이라는 구성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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