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질해 놓은 마당 위에
풋감이 툭, 떨어집니다
먹구름이 몰리면서 이내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날씨가 어찌 내 맘 가트다냐
어머니는 송편 속에 풋콩을 한 수저
푹, 떠 넣으십니다
점드락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는
멀고 긴
고향길 소식에 온 나라가 술렁거립니다
어머니의 손끝이 바빠집니다
꾹꾹 눌러 빚은 송편
기다림으로 배가 불룩 나왔습니다
또 풋감 하나 툭, 떨어집니다.
음력 팔월 열나흘 초저녁달이 언뜻언뜻
구름 사이로 비껴가는 대숲에서는
바람만 모지락스럽게 불어댑니다
품 안의 자식이라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그런 생각 안 해봤다
어머니의 송편이 댓가지 위에서 익어갑니다
** 서울 사는 큰아들을 기다리며 종일 부엌으로 마당으로 종종거렸던 시어머님이 그립습니다. 그때는 몰랐으나 제가 자식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니 세상 어머님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훈훈하고 정감있는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이 시는 제 출간 도서 '지금이야, 무엇이든 괜찮아 글. 그림 김정희 공출판사'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