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시선 7
잠시 열어둔 베란다로 참새 한 마리 들어왔다. 파닥파닥 창문을 들이받는다. 알아서 나가도록 문을 더 열어둔다. 가끔은 저렇듯 길을 잃을 때도 있지. 사진을 찍느라 부스럭거려도 가만히 있다. 가보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가, 잘못 들어선 길을 후회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낯선 세상에 대한 동경, 날개를 접었을 때의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가. 참새 한 마리를 두고 생각이 많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밖을 내다보는 참새의 모습이 측은하다. 내 발목도 그런 적 있었을까. 날고 싶을 때 날 수 없었던 적.
간혹 앉은 곳이 막연할 때가 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을 때. 그런 마음 안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본들 딱히 명쾌하게 해결되는 게 아님을 알면서, 갑자기 날아든 참새에게 마음을 걸어두고 싶어지는 건 뭘까.
인간은 생득적으로 외로운 존재라지만, 가끔은 그 외로움이 처절하게 그리울 때가 있다. 주변의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외로움 말이다. 성숙한 인간은 그 외로움마저 초월하고 산다는데 나는 때때로 외로움의 지극한 실체를 찾는다. 자연도, 사람도, 상황도, 외로움의 가닥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걸 익히 알고 있음에도 맞닥뜨리지 못한 외로움의 궁극적인 걸 추구한다.
생명 있는 건 다 외롭다. 그 외롭다는 말을 잘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치환한다.
참새가 몸을 떨고 있다. 그 떨림이 따뜻하다. 두 손에 안아 참새를 날려준다. 잘 가거라. 살다 이런 순간이 얼마나 되겠니. 어쩌면 이 잠깐의 경험이 네 삶을 지탱해 줄 어떤 구심점의 지점은 아니겠니.
파란 창공으로 참새가 사라졌다. 참새의 지극함은 창공이다. 날개에 얹힌 가벼움이다. 하여 외로움의 실체는 자유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의 외침을 참새의 날개 지점에 슬쩍 얹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