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는 낙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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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갈피를 잊은 희망처럼

젖어버린 사랑들

거울 속으로 바라보다


좋아하지 않는 연분홍색 냉동실 위에

자빠져버린 발목을 올리고

꿈의 통화를 하며 허구의 인물을 떠올리다

연기를 올릴 때 걸었던 영상통화

삽시간에 다 들이키며 욕을 벌컥벌컥 마시며


황홀감 떠올리는 이불 속으로 파묻히면

화장실 문이 조심스레 열린다

베란다의 모기떼들이 모기무덤으로 덤덤히 걸어가다


나쁜 피 줄리델피처럼 진득한 미소를 쏘아 붙인다

더는 비약된 사랑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짙은 깊이가 없는 삶이란

사랑과 분리된다


가득한 꽃의 무리 속에서 시뻘건 피를 뚝뚝 튕기면

상처의 고통도 저 머나 먼 산으로 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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