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

by hari

요즘에는 잔잔하고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 대단한 행복도 불행도 없고, 그저 그런 잔잔함이 감사할 정도로 잔잔한 것.


그러다가 어제 스트레스가 초절정으로 쌓였었는데, 아는 언니를 만났다.


우리는 참 웃기면서도 신기한 게, 한 명의 마음이 고장날 때만 만나서 서로를 고쳐주는 것 같다. 어제 마음이 조금 아파있다가 언니를 만나서 깔깔거리면서 웃자 아팠던 내가 어디있냐는 듯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또 이렇게 즉흥으로 타투를 해버렸다. 언니는 내 도안을 보면서 거의 쇼핑하는 사람처럼 휙휙 넘기며 “이거 너무 이쁘다~~”하면서 장난을 쳤다.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작업이었는데, 둘이 같이 동영상도 찍고 슈퍼도 다녀오고 깔깔거리면서 수다도 떠느라고 새벽 다섯시까지 작업을 해버렸다.


즉흥으로 그 자리에서 펜으로 그림을 그린다음에 작업을 했다.

타투 문의는 @artist._.hari (갑자기 홍보 ㅋㅋㅋ)

갑자기 언니 위에 올라 탄 니카

사람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직감적으로 따르는 건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언니가 우리 집에 버블티랑 와플이랑 사왔을 때 나는 정말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사람의 온기가 이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아프다고 정말정말 아프다고 생각한 날에도 정말정말 기쁜 일은 있다. 실은 그런 날은 기쁜 게 더 큰 날인 것 같다. 나는 그럴 때마다 행복하다.



그리고 오늘은 휴무였고 혼자서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발견했다. 요즘에 책을 많이 안 읽었는데 다시금 책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게, 오늘 아빠한테 연락이 왔고 나는 여전히 아빠가 버거웠다.


그런데 그 일이 그리 크거나 슬픈 일 같이 느껴지기 보다는 그냥 감사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왠지 세리를 만나야 할 것만 같았다. 뜬금없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준 것도 고마웠는데 밤에 추워서 잠바까지 들고 온 것에 진짜 따뜻하다고 느꼈고,


이태원에서 같이 살았던 지영이가 그 때의 일들을 말하면서 나한테 카톡왔을 때에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우리는 같이 영상통화를 했다. 우리는 전교 1,2,3등이었고, 같이 고등학교 삼학년때 도서관을 다니며 공부했던 추억이 났다.


두 시간동안 통화를 했던 것 같다. 운동장의 불도 꺼졌고 우리는 후레쉬에 의존하여 영상통화를 했다.


절망적이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날에도 여전히 빛은 밝다.

실은 그리 절망적인 것 까지는 없지만 여하튼 버거운 어느 한 날에는 삶에서 인연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떠나가는 사람이나 나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 대신에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욱 신경쓰려고 하는 것 같다.


모두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정말 어리석은 것이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고 모두에게 마찬가지다. 그냥 사랑받을 것 신경쓰지 말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가식없이 사랑을 주면 된다. 그게 진정한 강인한 힘 같다. 우리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그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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