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내 친구

by hari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이야기했다. 2019년 쯤에 둘이 붙어다니면서 맨날 낚시하러 다녔는데,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많이 못 봤다. 원래 친구는 만나는 사람들만 만난다고 했는데, 나는 걔한테는 너무 뜬금없는 사람이라서 둘 다 의아했다.


맨날 둘이 놀러다니고 불멍 때리고 낚시만 다니다가 오늘도 낚시 하려다가 시간이 애매해서 카페에 가서 수다만 떨었는데,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 그것에 대한 투자 가치를 물었다. 사실 나는 그런 것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자기 확신만 충분하다면 누구든 알아서 성공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 것에 생각보단 신경을 곤두세우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 많은 것들이 알아서 따라오지 않을까? 라고 심플하게 말했더니 친구는 머리 아파했다 ㅋㅋㅋ 너무 심오하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사업가 기질이 있는 아이와 나랑은 생각하는 방향 자체가 달라서 그런 것 같다. 친구의 큰아버지와 내 생각이 거의 같아서 본인에게는 큰 깨달음이라고 했는데, 큰아버지가 친구에게 항상 “돈을 좇지 말고 돈을 따라오게 하라.” 고 하셨다고 했다.


친구는 진짜 안정적이다. 그래서 옆에 있으면 정말 편하고 많은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친구인데, 내가 아무 생각도 없다 하니까, 평상시에 굳이 생각을 할 필요가 있나? 그냥 필요할 때만 하는 게 생각 아니야? 라는 뼈때리는 말을 했다.


얘는 진짜 쿨하고 가끔 보면 진짜 도라이 같은데, 한 번은 갑자기 배를 사서 나한테 엄청 자랑을 하더니, 맨날 배 타고 낚시 갈때마다 나한테 영상통화를 했다. 어머니가 처음에는 걱정하시다가, 나중에는 저수지 같은 곳에 다리에서 본인을 구경하고 있다더라. 그러다가 아이스크림을 비닐에다가 묶어서 친구에게 던지면 낚싯줄로 그걸 받아채서 어머니가 박수치고 그런 귀여운 상황들 속에서 행복을 느꼈다고. 새벽에 해 보려고 부랴부랴 배 타고 낚시하러 가면, 커피 한 모금 마시면서 울렁이는 배 위에서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 나도 가끔 저수지 따라가서 낚시했는데, 그 고요함과, 하빈이랑 친구랑 셋이서 할머니댁 가서 고기 구워먹으면서 진짜 행복했었다. 할머니는 방 창문에서 우리를 티비 삼아 구경하시곤 했다. 그 때의 추억이 너무 행복하고 좋은 우정같다고 생각하곤 하다가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기뻤다.


항상 여자친구를 오래 만나서 어떻게 그렇게 만나냐고 물으면 그냥 풀어놓는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 자식도 그냥 풀어놓으면 알아서 지 혼자 잘 자란다면서 ㅋㅋㅋㅋ(얘기 하는 거 진짜 얼탱없어서 웃긴 친구)


그래서 그 여자애가 가끔 자기 남사친을 만나면 천안이 좁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제보가 들어오는데, 그럴때마다 그냥 냅둬~ 하고 만나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를 집착하는? 여자를 만나도 본인 자체가 여자친구에게 자유를 주기 때문에 상대방도 서서히 변한다고 하더라. 여자친구에게 잘 해주고 그런 걸 별개로 그 사람을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모든 걸 다 존중하고, 혹여나 바람을 피우면, 인연이 여기까지구나 하고 그냥 헤어지면 끝 아니냐? 라고 하더라. 뭔가 맨날 헛소리만 하면서 이런 말 하면 득도한 애 같아서 신기하다.


우리 둘다 대화하면서 ㅋㅋㅋ 서로에게 큰 깨달음을 얻었다가 차 타고 집에 왔다. 친구가 있는 곳이 멀어서 갈까 말까하다가 갔는데, 나만 괜찮다면 갑자기 스키장 데려가려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나 내일 일해야 한다고 했는데 의지만 있다면 갈 수 있다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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