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by hari

가르치는 아이 중 한 명과 영재교육원 입시를

하기로 했다. 그림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이고 자기 주관이 강한 아이라서 본인이 하고싶은 대로 놔두는 게

이 아이에게 제일 큰 선물이라는 생각에 수업할 때 최대한 터치 안 하고 하고싶은 대로 다 하게 놔두다가,

어머니랑 얘기하다가 더 큰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어서 여러 대학교 영재 교육원 입시를 같이 진행하기로 했는데,

진행하면서 이 친구가 거부반응이 있는 것 같아서 아차 싶었다. 사실 입시라는 제도 자체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빠르고 깊게 집중해서 아주 단기간 내에 엄청난 몰입감으로 한 뒤, 대학에 진학한 뒤 모조리 버려버리는 게 제일 현명하다고 생각하여서

미룰 수 있을 정도로 미루는 게 제일 좋다고 느꼈다. 입시는 예술도 아니고 창작도 아니다. 단지 시험 관문을 위한 기술일 뿐이고, 우아하지도 않고 자연스럽지도 않으며 자유스럽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못한 제도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이 받아들여야 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버려야 할 관문 중 하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넓은 세상이 엄청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는 지금 영재 교육원 안 가고 박하리 선생님이랑 같이 그림그리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하고 말했다고 어머니께서 그러셨다. 뭔가 나는 추후에 나에게 배우지 않더라도 그 아이가 더 많은 걸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려고 했던 건데, 저 말이 너무 고맙고 감동스러웠다 ㅋㅋㅋ 그래서 아차 싶어서, 다음 시간부터는 지금껏 그래왔듯 다시 저 아이에게 자유를 주어야지 싶었다.


사실 누구든 자유함과 함께 자라는 그 모습 자체가 제일 아름다운 것 같다. 하지만 사회에서 자라고 어느정도 그러한 관습을 겪어봐야지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더 강해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서 그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려고 했던 것 자체가 작위적일 수도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창작하는 아이들이 자기 방식대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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