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픔

by hari

난 요즘 울 일이 없다. 그냥 무던해진 것도 있고 특별히 그럴만한 일도 없고 만족하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고치고 싶었던 건, 나의 식습관과 운동 습관이었는데, 엄청난 에너지와 체력에 비해서 그것에 따라오지 못한 몸의 안정성과, 몸무게와 몸의 변화들이었다. 사실 지금 내 몸무게와 체형이 운동하기에도 최적이고 보기에도 너무 마르지도 너무 통통하지도 않은 적당한 몸인데 다만 여기에서 조금 찌거나 빠지면 난 굉장히 불편해 했다.


강박증까진 아니어도 완벽히 지금 내 상태를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에 약간 사로잡혀 있어서 작업에 소홀했다. 그러다가 웬일인지 오늘 갑자기 청소를 하고 싶고 비워내고 싶어서 청소를 했다. 나는 청소를 하면서 말끔해진 나 자신을 원했지만 청소를 하면서 느낀 감정은 정말 큰 슬픔이었다.


왜일까?


이상하게 딱 작년이 떠올랐다. 태권도 선수였던 오빠를 사귀고 있을 때였는데 나는 감정이 끝나지 않았는데 절단난 것 처럼 그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 그래서 그 슬픔을 운동으로 풀었다. 그 모든 감정들이 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고스런히 느껴졌고, 성애가 낀 곳을 청소하면서 내가 처음 식단했을 때 먹었던 저칼로리 소스가 얼어있었다(진짜 청소 안 하고 살았나봄).


모든 것들이 나의 슬픔으로 꽝꽝 얼어있는 느낌이었다. 집은 그 사람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현관, 화장실, 냉장고 등은 그 사람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지금의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 슬퍼있었나보다. 내 깊숙한 무의식적인 슬픔을 마주하지 무언가 굉장히 속 시원하다. 자꾸만 채우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대신 꾸준히 비워내는 작업들을 할 것 같다.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히 먹고 많이 작업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운동을 시작한 뒤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고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여하튼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 많이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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