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7.
21년도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했다. 아트페어였기 때문에 내가 항상 상주해 있었고, 원래는 작품을 나서서 팔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대표님들이 자연스럽게 사 가시곤 했는데, 그 때에는 괜히 욕심을 내 보아 작품을 많이 팔려고 애썼던 것 같다.
사실 불특정 다수, 대중들을 만날 수 있는 정말 큰 기회였다. 그 때 당시 피카소 전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에 전시를 200~3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관람을 했는데, 내가 전시장에 있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있는 그대로 나의 작업물에 대한 판단들을 고스란히 들었어야 하는 점이 있었다. 실은 그러한 판단들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듣고 있고 있긴 하지만, 그 때 당시의 나는 순두부 같았고, 그런 것에 대한 탄력성이 부족하고 근력도 부족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내 작품을 바라보았을 때, 90%이상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한 남자분이 정말 기억에 남는데, 그 분은 네 번 정도나 전시실에 와서 관람을 해 주셔서, 엄청 고마웠던 것 같다.
하지만 무례한 관람객도 많았는데, 내가 작가인지 모르고, “이게 작품이야?”하면서 말했던 사람도 있고, 작품 가격에 대하여 뭐라 했던 사람도 있다. 그걸 일주일 정도를 듣다보니 나는 너무 지쳤고, 친한 친구한테 울면서 전화하면서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냥 그 일주일이 나에게는 너무나 고역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는 아트페어에 나가지 말자는 결심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내 작품을 정말 ‘작품’으로 바라봐 주었던 것 같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에 대하여 아름답게 봐 주셨고, 작품의 가격이나 상품으로 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감사하고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이 전시를 통해서 대표님이랑 친해져서 이것저것 여러 경험도 했던 게 있었다. 나에게 너무 아픈 전시였는데 동시에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했던 경험이었다(하지만 진짜 아팠다.).
나는 좋은 기회로 다시 서초구랑 만났다. 한 번 전시를 하게 되면 구청에서 계속해서 연락이 온다. 그래서 이번에 축제에 나가게 되었는데, 사실 참여하신 분들 중에서는 전문 작가?라기 보다는 조금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마켓이 많다. 그래서 애초에 나는 사람들에게 이해받기를 기대조차 하지 않았고, 대중의 반응에 기대조차 안 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대는 상처만 남기 때문이다. 잘 그린 작품이라고 해서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잘 그린 작품이 나쁜 작품이라는 것도 아니다. 작품의 깊이는 작가의 역사에 따라 나뉜다. 그 역사는 진정으로 작품에 대하여 애정을 가지고, 작품에 대한 태도와 작업에 대한 태도의 진짜 본질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작품을 팔려고 애쓰지도 않고, 그냥 잠자코 있었는데(태민이가 추천해 준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며 ㅋㅋㅋ) 내가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작품들이 팔렸다. 사람들은 여전히 판단을 한다. 내 외모에 대한 판단, 내 타투에 대한 판단, 내 작업물에 대한 판단, 기타 등등의 판단 등 여러 가지 쓸데없는 말들도 많았지만, 결국에 남는 건 그것들에 대한 균형 뿐이다. 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한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실은 제일 좋은 건, 내 작품을 좋게 봐주셨던 분들이 월등히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좋았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굳이 흔들리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그러한 판단들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어제 상주해 있다가 문득 어떠한 구절을 봤다. 카르마란 생각이다. 그 생각에 대한 판단이고, 과거의 것들에 대한 또 다른 현재의 것이다. 그러므로 카르마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생각과 판단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된다. 좋든 나쁘든 그것에 중심을 흔들리지 않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그 생각들을 잠자코 바라보면 그 생각들은 그저 흘러 보내지고, 과거의 나의 아픔들 또한 그대로 사라진다. 그걸로 끝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 짜증나기도 하고 거슬리기도 했는데 그러한 것들도 그냥 잠자코 바라보았다. 나쁜 것들이 오나보다 생각하면서 다음에는 좋은 게 오겠거니 생각이 들어서 그냥 유유하게 아무런 흔들림 없이 바라보니 나는 생각보다 더 강한 인간이 되었나 싶다. 그냥 정말 아팠는데 그 아픔이 아무렇지 않았다. 회피하지 않고 직면했다. 그랬더니 그냥 아픈 그 상태로 진짜의 나만 있었다. 그 진짜의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그 과거의 나 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게 되니 작품은 그냥 팔렸다. 하늘이 잘 버텼고 수고했다고 응원하고 선물을 준 것 같았다. 나는 그냥 혼자서 꼿꼿하게 서 있었고 아무런 의지도 하지 않았고 견뎠고 바라보았고 그걸로 행복했고 사실 그걸로 감사하고 그걸로 됐다. 물질적인 많은 것들을 뛰어넘어서 정신적인 선물을 받았다. 훌륭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래서 나는 감사하고 행복하다.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언제든 아프더라도 나는 유명해 질 내가 보였고, 사실 그러한 명성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언제든 무엇이든 어떠한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유명해지기로 결심했고,
내가 더 좋고 멋지고 큰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자 그냥 더 유명해지고, 세계적으로 돈을 정말 많이 벌기로 결심했고, 사실 내가 배려심있거나 남들을 위하는 착한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전에 많이 고생했고, 예술을 한다는 고충도 정말 많이 느껴봤기 때문에,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앞으로 새로운 나들을 위하여 예술을 하고 지원사업도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다시 더 재미있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오늘 정말 감사한 하루다. 9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