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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Apr 02. 2024

나의 최대의 콤플렉스

내 최대의 콤플렉스는 내가 제일 증오하고 힘들어했던 엄마, 그리고 엄마가 만나는 남자(아빠 혹은 아빠 이전의 엄마가 만났던 사람)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거였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어쩌면 엘렉트라 콤플렉스였는데,

엄마와 같은 사람을 증오하고 아빠와 같은 사람을 좇는

경향이 있었던 나는,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특징은 뚜렷하게 비슷했다.


나를 무척 사랑해주지만 무척 바쁘고, 건강하고 온전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 비슷한 부분에서 상처가 있는

사람.


나는 그것들이 공명할 때마다 너무 아팠지만,

2년 전에 영인오빠를 만났을 때에는 오빠랑 싸우기는

참 많이 싸웠지만 적어도 우리 엄마나 아빠같은

성향을 보이는 사람은 아니었고, 나에게 사랑을 듬뿍 준 사람이었어서 그 이후로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했던 것 같다. 속상하기도 많이 속상했지만 결국 그토록 고마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냥 고자하리로 살아야지 하면서 혼자서 독고다이로 잘 살고 있는데 불현듯 무언가가 찾아와서 종종 나를 흔들어 놓았지만 그래도 감사하게도 흔들리는

나 자신 속에서 스스로를 찾았고 치유도 많이 되었고 잃었던 가족도 만났고 행복도 찾았다. 집착을 놓고 그냥 다 놓아버리고 놓쳐버렸는데, 너무 아파서 할머니에게 물어봤다. 대체 나에게 주려는 선물이 무엇인지?


사실 처음 새로운 그 분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 이전에 4년간 만났던 절대 끊기지 않았던 그분의 느낌? 과 비슷해서 좀 싸했는데(아무리 떨쳐내도 안 떨어질까봐 무서웠다) 생각보다 금방 후두둑 떨어져서 할머니한테 또 물어봤다. 10년전의 상황들이 여러가지

기억이 났는데 아마 치유가 되려고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엄청나게 무서워했던 것들. 100센트 대처를 잘 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감정에 치우쳐서 의도적으로 악을 품진 않았다. 나의 기준에서는 객관화해서 상황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나 결국 내 카르마를 끊어냈다.

내가 진짜 찾고싶었던 건 어떠한 남자도 아니었고 아빠도 아니었다. 인연에 대한 자유였다.

누군가를

처음 보면 결혼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상대를

알아본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카르마다.

그걸 뛰어넘으면 생각보다 더 색다른 운명이 나타난다. 그건 조상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이 아닌,

새로운 어떤 것이다.


나 카르마 하나 지웠다. 그만큼 훌륭한 것 없어서 너무 고마운 귀인에게 축복을 바라고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그리고 모든 거 다시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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