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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Jun 14. 2024

내면 투영

여전히 준비하고 있고 고민도 많고 목표도 많지만, 그 목표에 집중하기 보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누구랑 비교하지 않고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조화랑 균형이랑 사랑에 집중하니 하고싶은 것도 여전히 많고 사회의 악과 무의식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사회적 기준으로 성공을 하는 지점이 오고 해외에서 설치미술가로 활동하는 날이 와도 내 생활은 지금과 비슷하게 작업하고 친구 만나고 놀고 운동하고 여행다니고 공연보고 기획하고 촬영하고 사랑하고

그러하리라는 걸 안다. 그 때에는 그 때의

나름대로의 큰 애로사항 또한 있으리라고 보는데,

그건 그 때의 내가 더 강력해져 있으리라는 것 또한 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미래를 너무 많이

내다보는 것 보다는 지금 당장 몰입하고 최선을 다 하고 놀고 기쁘게 움직이고 균형을 맞추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분주하게 결핍을 채우지 않고 필요없는 것에 사치부리지 않되 나에게 필요한 것들에 마음껏 투자하고 공부하고 그 과정을 즐기고 질투 없이 부러움 없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지닌 것들이 최선의 것이라는 것에 감사해하며 살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란 인간 여전히 답답하고 꽉 막혀있는 한계들을 너무나 싫어하지만 그것들 덕분에 성장을 많이 할 수 있었고,

동시에 스스로 강해지면서 나약함을 보듬어주고 직시할 수 있는 건 스스로 자신을 관리하는 힘 밖에 없다. 나의 예쁨은 시들어가겠지만 나의 아름다움은 더 강해지리라는 걸 안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힘에 있다는 걸 안다. 그 아름다움은 젊음이 표현하지 못하는 깊이에도 맞닿아 있다.

그러니 나는 여전히 사회적 기준에 따라서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기준의 미에 맞추지도 않으며 사회적 기준의 성공에 맞추지도 않고 사회적 기준의 클리셰에 내 예술을 맞추지도 않으며

동시에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공존한다.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하며 내가 어떠한 직업에 국한하지 않고 그냥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한다.

마음껏 사랑하되 갈구하진 않는다. 그건 사랑이 아니므로

누군가의 끌어당기는 힘에 저항하지 않지만 동시에 예속당하지도 않는다. 그건 나의 내적 자유다.

정말 나쁜 사람은 겉모습이 악하지도 않고 성격 자체가 악하지 않다. 오히려 착해보이면서 아주 서서히 사람을 가스라이팅하는데 그건 본인의

나약함을 투영한 결과이므로 그런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되 굳이 가까이 할 필요는 없다. 강불보다 약불이 더 무서운 법이므로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물들기 마련이다.


나는 여전히 내 두려움을 본다. 그렇지만 피하지 않고 온전히 아파하고 떨쳐버린다. 그러면 나는 한 단계 더 올라가 있고 그랬다는 사실 조차 잊고,

독보적인 발걸음으로 내 갈 길 간다. 누가 뭐라 해도 그건 나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누군가의 판단은 단순히 내면 투영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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