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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Jul 06. 2024

시각에 따라 바뀌는 것

다들 그렇겠지만 누군가의 눈에 자신의 단점이 보였으면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남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스스로 완벽하게 장점만 보였으면 하는 희망이 있는 건 인간으로 지닐 수 있는 어쩌면 정말 큰 욕망일 것 같다.


   나는 웬만하면 누굴 미워하거나 싫어하진 않지만 용납되지 않는 상대는 물론 있다. 하지만 그 실체를 깊게 들여다보면 그냥 내가 있지 않았으면 하는 특질들이 가장 짙게 묻어나오는 사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나에게 오는 사람이 많은 만큼 남자이건 여자이건, 나는 이별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거나 혹은 잘 해준다 하더라도 세상의 균형에 의하여 사람들은 나를 떠나간다.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고 단지 균형이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나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은 웬만하면 피한다. 그런 사람은 균형에 의하여 완벽하지 않은 내 단점을 보고 실망해서 욕하며 떠나가곤 했다. 그게 상처로 남진 않지만, 굳이 내가 다른 소중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생각에 피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떠나간 사람을 미워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 또한 그들의 잘못은 아니며, 그들이 욕하고 단점을 본 나 또한 나 자신의 못난 모습이 아니다.

   이중성의 매력은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 친구가 떠나갔는데 처음 나에게 오자마자 예상하고 있어서 슬프진 않았다. 단지 본인의 한 모습을 회피하고 있고 극단적으로 인간관계를 맺고있는 것 같아서 균형이 필요해 보였지만 그것 또한 그 사람의 책임과 필요일 뿐 내가 참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그냥 너무 아프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냥 가장 날카롭고 차가워보여도 그 속을 낯낯히 파해쳐보면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데,

   그걸 그대로 직시하고 흘려보내면 한 가지 층이 제거되는 것 같다.


   나에게 오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많이 떠나가는 것 같아서 어렸을 땐 아프곤 했는데,

   이제는 내 곁에 짧게 있든 길게 있든 그냥 편안하게 잘 있다가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되도록이면 잘 해주자고 결심하면서 대하곤 하는데

가끔 로봇같은 내가 잘 하고 있는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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