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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Jul 06. 2024

그래서 결국엔

시각에 따라서 바뀌는 것들이 많다. 나는 눈치도 빠르고 사람의 성향이나 에너지 등을 잘 읽어내는 편인데,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미지적으로 그런 것들을 민감하게 감지한다.


   이전에는 상황적인 것들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그 대상 자체에만 집중하거나 혹은 관계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간의 관계성 혹은 문제적 상황 등에 결론을 지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요즘에 바뀌어버린 건, 어떠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의 상태를 관찰하여 답을 내리곤 한다. 답이 명확하기도 하고 불분명하기도 하지만,

내가 스스로 불편하지 않다면, 내가 보고싶지 않아하는 어떠한 상 자체도 하나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서 문제해결책을 내는 편이다.


   예전부터 제일 많이 했던 말 중 하나가 “그래서 결론이 뭔데?” 였는데, 명확하고 단순한 걸 좋아하는 나로썬 비유적으로 말하거나 혹은 숨기거나 피하는 걸 정말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나는 또 다시 나의 스스로의 상태에 더 집중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씩은 내가 하고싶은 것들이나 원하는 상황 등을 종이에 적어두고 그걸 익혀 두는데, 수년이 지난 뒤 똑같이 행하고 있으면, 모든 건 내 마음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구나 하며 깨닫는다.


   난 이제 어떤 상황에 대해서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혹은 완벽한 타이밍에 척척 일이 풀릴 때에는 의미부여라기 보다는 신비스러운 마음으로 세계를 똑바로 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래서 결론이 뭔데? 라는 나 자신은 이제 과정을 흠뻑 느끼려고 하는 것 같다.

   무언가 상황 혹은 대상 등에 가까워 지는 것 뿐 아니라 멀어지려 하는 것 또한 갈망이다.


   그 갈망은 어렸을 때의 무의식에서 형성되기 쉬운데,

이제는 나 자신이 무력한 어린아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모든 사람들이 실은 그저 타인일 뿐이고 ‘관계’라는 울타리를 초월했을 때 단순 개인이라는 것만 남는데, 그 개인이 스스로에게 잘못을 행하거나 혹은 스스로 결핍심을 가져 나에게까지 영향을 끼친 일에

대하여 분리하여 바라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그건 단지 그 사람의 책임이자 문제이고, 가족이건 가까운 사람이건 나와의 동일시를 할 필요 없이 그건 그 사람의 몫이었다.


라는 마음은 나를

어느정도 해방시켜준 것 같다.


나 사실 모든 걸 바라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 마음 속에는 집착이 없어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한편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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