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멀리

박하리

by hari

많은 걸 얻으려면 아주 작은 게 필요하고 멀리 가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님을 보며 저 힘과 밀도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고 신기했다.

잘못된 점에 대해서 스스로 채찍하고 비난하는 방식 대신 그 속에서 온전함을 보면 그것은 바뀌는 것 같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많은 것들을 얻으려고 했는데 그럴수록 잃는 게 많았다.

요즘에는 아주 작은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많은 걸 얻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고마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사소한 것을 무시하는 사람을 멀리 두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말 하나에도 에너지가 있어서 영향을 받는 게 지속적으로 좋진 않다.


누군가가 날 대신해서 힘써준다는 건 그때 당시에는 좋아 보여도 결국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힘 또한 잃는 것이기도 하다. 멀리 보면 일단 내가 직접 해보고, 그 힘을 온전히 기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밀도감을 키웠을 때 누군가에게 맡기고 온전히 신뢰하는 게 바로 직접 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맡길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밥도 언제나 꽉꽉 채워서 배부르게 먹는 것보다는 배고플 줄도 알아야 하고, 소비를 할 때에도 절제하고 검소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거나 혹은 버리거나 팔 줄도 알아야 하고, 스스로와 지키고자 한 약속을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지점에 다 달아야 마음이 편한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건 인내심인데, 인내심이 필요한 성격이지만 사실 생각보다 인내심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웬만해서 화를 내지 않는다. 내더라도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화가 나도 차분하게 말한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훌륭하고 대단한 건데 스스로 인정을 많이 안 해줬던 것 같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기는 게

많은데, 예민해 보이는 나도 어쩌면 어느 정도 부처일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나 스스로 인정해줘야지 싶었다.


레슨을 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레슨을 받으면서 느끼는 점은 나를 기다려주고 인정해 주는 선생님 옆에 붙어있으려고 하는 것 같다. 칭찬을 바란다기보다는 신뢰라는 점 자체가 그 사람과 나의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는 나의 능력이 자라는 것 같다.


어느 날은 어떤 어머니께서 나에게 자식 걱정을 하며 자식이 그림을 못 그린다며 걱정하셨다. 나는 그 말이 되게 슬펐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엄청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그림 자체를 워낙 좋아하는 아이였고, 내가 바라봤을 때 그 아이의 미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였다. 그래서 내가 그 말을 듣다가 어느 순간 화가(?) 나서 “어머니 얘 그림 못 그리는 거 아니에요.”라고 벌컥 말해버렸다. 그 이후로 어머니는 나에게 그 소리를 하지 않으셨고 그 아이는 지금 그림을 잘 그린다.


사실 인정이라는 건 그런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고, 타인이 본인도 모르는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행위 같다. 거기에 적당한 채찍은 정말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 토대가 인정이라면 그건 사랑으로부터 이끌어낸 관계라 생각해서 언제든 내가 사람들을 많이 인정해 줘야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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