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참 말도 안 되게 힘든 점이 많았는데, 그 때에는 아빠도 힘들고 엄마는 항상 불안정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능력도 없이 사당동으로 홀로 이사와서 그곳에서 혼자 모든 걸 다 했다.
작가로 활동하겠다고 마음 먹고 학생때부터 꾸준히 전시를 해 오다가 혼자 사회에 나오니 일도 해야 하고 작업도 해야 하는데 그 모든 생활비를 혼자 감당하고 작업 시간 일 시간 등등을 다 해야하기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작업하고 밤 12시까지 일하고 작업한 뒤 다시 4-5시에 일어나고 그런 생활을 했다. 그 때가 내가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고 몸까지 아팠는데 그 어린나이에 어떻게 버텼나 싶다.
작업을 하다가 문득문득 무너져 내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면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했다. 조성진님 음악도 듣고 다른 클래식도 들었는데, 항상 생각해보면 나는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했다. 그 음악하시는 분들의 영감을 빌려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그냥 그럴 때마다 세상이 나의 행동을 지지하고 축복한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언제나 정진했던 것 같다.
내가 언제든 다른 대표님들이랑 마찰이 있거나 혹은 일을 잘 못해서 자존감이 낮아있을 때마다 작업을 했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그 때에는 5평 남짓 작은 집에서 살면서 가장 나에게 있어서 큰 꿈이 작업실이 생기는 거였다. 그러다가 몇 년 뒤 일이 잘 풀려서 세 명이서 쓰는 대략 50평? 40평? 남짓의 작업실이 생겼을 때 나는 그 작업실이 내 남자친구 보다 훨씬 더 소중한 나의 친구였다. 여하튼 난 나의 꿈을 이룬 거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 작업실을 예쁘게 꾸미지도 않고 그냥 내 작업으로만 가득 채워서 시간이 1시간이 남든 10분이 남든 예전과 똑같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작업실에서 작업만 했다.
문득 그림을 친구들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는데, 그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그저 그만큼 하고자 하는 열정이나 의지가 없는 것이다. 하고싶으면 한 시간을 자든 두 시간을 자든 어떻게든 한다.
그에 비해 지금의 나는 정말 안락한 생활을 하고있는 동시에 여전히 무언갈 배우고 있다. 피드백도 오고 좋은 피드백도 있고 나쁜 피드백도 있는데 이젠 어느정도 무시할 것들은 무시하고 할 건 하는데, 중요한 건 나에기 남겨진 일들이나 사람들이 옛날에 비해 밀도감이 정말 높고, 옛날에 비해 훨씬 더 소중한 사람들인 것 같다.
그러다가 지금 오랜만에 작업을 하면서 조성진님 음악을 듣는데, 그 옛날 골방에서 집이 좁으니 작은 작업들을 꾸역꾸역 하겠다고 작품들 다 펼쳐놓고 누워놓고 새벽부터 작업을 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안쓰럽기도 하고 멍청하기도 하고 대견하도 하고 결국엔 너무나 수고했고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