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
유독 쉽게 화나 짜증이 올라올 때 나는 내 마음 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어지럽게 얽혀진 생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보며 내가 보지 못했던 외면했던 마음을 보고, 듣지 못했던 저 마음 한 구석의 소리를 제대로 듣는다.
엉뚱한 대상에게 인정받고 싶어했거나 사랑받으려 애쓰고 있을때, 내 진심이 아닌 세상의 통념과 시끄러운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게 중요하다고 착각하고 있을때,
결국에는 잘못됨을 깨닫고 다시 바로잡고 균형을 되찾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삶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간들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건강한 마음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왜 그토록 그 사람에게 화가 났을까? 나는 뭐가 그렇게 불만족스러웠을까? 하는 질문들을 하나씩 던지며 진짜 마음을 찾는다.
모든 상황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관계에서 화가 날때는 대부분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서 일때가 많았다.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그 사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받고싶은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음을 깨달으며 다시 손에 쥔 힘을 뺀다.
내가 하고자 했던 건강한 사랑의 모습이 어떤 건지 떠올려본다.
다시 방향을 잡고서 할 수 있는 만큼만 움직인다.
내 한계보다 더 사랑하려고하면 꼭 탈이 났다. 결국 과한 애씀은 더 받기를 바라게 되는 마음으로 이어지기 마련인것 같다.
그래서 나는 꼭 할 수 있는 만큼만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그 할 수 있는 만큼을 아는 것도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나는 매사, 많은 영역에서 심각하고 진지한 편이라 뭐 하나 쉬운게 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래서 어쩔 땐 내가 너무 무겁기만 한 사람 같아서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버거울 때가 많았다.
최근에는 그런 내 생각을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말을 만났다.
‘밀란 쿤데라의 말마따나 우리는 단 하나의 인생을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삶의 참을 수 없는 무거움을 만들어낸다.’(정지우 저 _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중 에서)
내가 느끼는 이 무거움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오히려 마음의 가벼워짐을 느꼈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 내가 바꿀 수 없는 타인, 보고싶은 아빠,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나의 어떤 부분들. 이런것들이 가득가득 마음을 채우고 있어 조금 버거워질 때마다 나는 비워내기 위해 글을 썼었다.
그럴 때면 내가 쓰고 싶은 말이 뭔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잠시 멈췄다가 정리하기도 하고 쏟아내듯 글을 퍼붓기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의 파도가 잔잔해짐을 느낀다.
그래서 일기장이나 기록들을 보면 힘들 때 썼던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금은 새로운 글쓰기를 하는 중이라 그렇지 않은 글도 재밌게 쓰고 있지만, 확실히 글쓰기는 나에게 탈출구 같은 존재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