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작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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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게 싫어 편하게 생활하고 누워있고 가공식품들을 먹었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생 때 잘못된 다이어트 습관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이후에 다시는 다이어트를 하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저녁을 먹지 않는 대신 다른 식사를 먹고싶은 만큼 많이, 맛있는 것만 먹는 식습관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에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나의 이러한 습관 자체가 나의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고 나를 점점 병들게 하곤 했다.
요즘엔 불편하더라도 그걸 감수하고 생활하려고 한다. 종종 드는 부정적인 생각들도 실은 그것 나름대로의 삶의 한 줄기이고, 그것들 또한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밀어내지 않고 그냥 안아준다. 사람은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거기에서 동력을 얻어 씩씩하게 성장할 수 있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은 걸 하려고 하는 욕심이 생기자마자 요즘에는 많은 것들을 일부러 버리고 있다. 나는 완전 청개구리인데, 욕심이 생긴다는 것은 집착하는 것이고 집착하는 것은 결코 채울 수 없는 것들을 채워나가려는 행동일 뿐이니, 나는 그것과 반대되는 행동인 비우기를 실천하고 있다. 비워내고, 또 정리하고, 정리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많이 하는것 보다는 한 가지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낫고, 제대로 하려면 온전히 현재에 머물러야 한다. 내가 지금 당장 이해되지 않더라도 언젠간 이해될 것들이니 나는 언제나 무엇이든 천천히 한다. 그럼 최고로 빨라진다.
아주 아기였을 땐 참 용감하고 씩씩했는데, 그 때에는 무언가가 부족하더라도 그저 감수하고 살아냈던 것 같다. 그것에 맞추어 나를 바꾸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나는 나약해졌었고, 그 가장 밑바탕을 겪어보니 그곳은 내가 굳이 다시 가야할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서 나는 다시 씩씩한 아가였던 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하루에 매일 아주 조금씩 한다. 템포가 너무 빠르면 일단 한 숨 고르고, 비효율적인 시간을 줄이고 완벽히 집중해서 무언갈 해낸다. 너무 지친다 싶으면 바로 쉬어버리고, 다시 충분히 쉬었으면 온전히 집중해서 해버린다.
그래서 고민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별로 주진 않지만 무언갈 선택할 때만큼은 굉장히 신중하다. 이전에는 거의 100% 우뇌형 인간으로 살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좌뇌와 우뇌의 반씩 섞인 어느 지점을 선호하는데, 그래야 균형이 맞다.
난 참 감사한 인생을 살고 있다.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다 충족되어서 감사한 게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그 모든 게 있기 때문이 감사하다. 누군가보다 특출나서도 아니고 누군가보다 멋있어서도 아니다. 나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고, 그와 동시에 소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에게 있어서 힘이란 불편함과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운동을 할 때에도 성장하려면 조금씩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어야 하는데, 아기같은 내 몸에게는 조금 더 연약한 스트레스를 천천히 주어야 한다. 참 감사하게도 몇 년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하고 있는데, 운동을 많이 하는 나는 몸에 어느정도 과부하나 피로감이 쌓이면 그 다음 날 바로 쉰다. 항상 몸을 살피면서 아픈 곳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 건강한 음식을 처음 먹으면 너무 싱거워서 별로 먹고싶지 않지만, 그 맛에 먹는다. 원재료 위주로 먹다보면 그 은은한 매력에 빠지게 되어서 나중에는 가공식품을 먹고 싶지 않은 순간이 온다. (하지만 오늘은 마들렌 하나로 치팅을 하긴 했다. 종종 그렇게 먹곤 한다.)
원장쌤이 중급반 올라가라고 해도 난 ,,,, 초급반에서,,,, 머무는,,, 애송이,,, 는 아니고 ㅋ ㅋ ㅋ ㅋ ㅋ 내가 원하고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초급반 한 다음에 천천히 올라갈 것 같다 ㅎ ㅎ ㅎ ㅎ
나 딥스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프롬 더 스트릿에서 해서 너무 좋았다. 예전에 헬스하면서 장두 운동하는 거 엄청 좋아했다.
하체가 상체에 비해서 항상 비약적으로 잘 발달하는 나는 저번에 처음 드레곤 스쿼트를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연습하고 두 번째 만에 성공해서 신기했다 ! 이건 바로 어렸을 때부터 등산 다지고 미친듯이 자전거 타고 다니고 아쉬탕가 했던 습관들 덕분인 듯 하다.
요즘에는 후굴 자세를 다시 연습중인데, 뒤집은 플랭크 자세에서 변형 자세로 나아가는 단계를 연습중인데 그게 재밌다. 어깨 회전 되는 범위를 연습중인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되어서 이제 한 발로 서서 지탱해서 후굴하는 연습 하려고 한다.
어깨를 다친 적이 있어서 사실 어깨를 쓰는 운동이라면 먼저 겁부터 먹는 것 같다. 핸드 스탠딩 처음 할 때에도 다칠까봐 처음에는 너무나 겁이 났는데, 이제는 겁은 안 나는 것 같다. 하지만 다리를 떼어내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조금 더 코어의 쓰임이나 어깨의 쓰임의 감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요즘에는 맨몸운동을 많이 하는데 나중에는 맨몸운동 고급반 요가를 배울 것 같다. 종종 이상적인 강사 쌤 요가 강의를 듣곤 하는데, 여전히 중상급? 중급? 정도에 머물러 있는 나의 야매 요가는 선생님을 만나서 하면 더 금방 늘 것만 같아서 기대가 된다. 나의 첫 근력 운동이었던 아쉬탕가, 7년 전쯤 요가와 처음 만났는데 그 때 요가가 너무 좋아서 빨리 집 가서 해야지 하면서 빨리 가서 하곤 했는데, 중간에 듬성듬성 안 하기도 하고 쉬기도 해서 아직 높은 레벨은 아닌 것 같다.
비단 작업에 벚꽃 3d를 입혔다.
3d로 내 방을 만들었다. 종종 작업했던 것들을 모아서 방으로 만들곤 하는데, 나는 한 가지를 아주 사소하게 만든 다음에 다 뭉쳐버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과 작업방식이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예전에는 작업할 때 대작을 주로 하곤 했다.
예전에는 주로 100호 이상에다가 작업을 했는데, 잦은 이사와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진 이후로부터는 주로 아주 작은 작업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서 성격 또한 아주 작은 것들을 소중히 대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변화하고 나니 더욱 안정적이게 성격이 변화하고, 그 아주 작은 것들을 레이어드 해서 큰 것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낙이 되곤 했다. 하지만 큰 것에 대한 이상을 버리고 있진 않다.
밀도감 있게 경제적 능력을 더 키우고 점진적으로 더 성장해 나가서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경제 능력에 도달하면 그 때 이후로 또 점진적이고 안정적으로 큰 작업을 할 예정이다. 결국에 설치미술과, 200호 이상의 작업을 하는 것, 그것들을 계속해서 보존하고 그 이상에 지속적으로 도달하는 것이 나의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요즘에는 지금 당장의 이익이 나는 행위들이나 외주들을 예전보다 더 적게 받고, 미래의 나에 투자하고 있다. 미래의 나라고 하면 지적 재산권이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속적으로 오르는 가치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것은 물리학 공부나 주식 공부, 작업 공부, 문화예술 공부, 문화예술에 기여하는 모든 행위들에 있다. 그것들은 주로 경제 활동과 무관하거나 혹은 미래의 경제 활동에 기여를 많이 하는 것들이고 시간이 걸리는 것이지만 나는 지금 당장 목돈을 마련할 것이 목표가 아니라, 노년까지 건강하고 튼튼한 부자가 되고 그것들이 선순환 되게 만들어서 문화예술에 꾸준히 기여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장기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이익을 많이 버리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관리’이다. 관리를 하면 중요한 건 시간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함부로 보내지 않는다. 대신 쉴 땐 쉬려고 노력중이기도 하다.
길 가다가 꽃들을 발견했는데, 특히 오늘 간 테라로사의 꽃이 너무 아름다웠다. 문득 든 생각인데, 그걸 활용해서 맵핑을 해야겠다 싶었다. 예전에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그대로 주저 앉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마음챙김 하면서 산책을 많이 했었다. 어떤 일이든 하나도 풀리는 게 없어서 발버둥 치는 나날들이었는데, 그 때 당시에 꽃들을 바라보면서 항상 시간을 많이 보냈다. 꽃을 관찰하면 그 속에 있는 많은 것들이 보인다. 그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세계가 있는데, 많은 길들과 많은 나날들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행복한 순간들을 보내곤 했다. 사람들은 그 때의 나를 무척 좋아했다. 나는 내가 가진 아픔을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스스로 있을 때 필사적으로 명상을 많이 하고 최대한 부정적인 에너지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만큼 참 착하고 선한 아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만큼 선하지도 않고 그만큼 착하지도 않지만 결국 나는 지금의 내가 더 좋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유연하며 강하다. 내가 어느정도 생각했던 이상적인 마음의 유연성과 근력을 다 갖춘 느낌이라(하지만 배울 점도 너무 많다. 여전히) 만족하면서 지낸다. 다만 누군가는 나를 싫어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내 존재의 가치에 대해서 영향을 끼칠 요소는 아니다.
청 작업이다. 원래는 현석이랑 같이 러비터 공연 전시 작업을 하면서 그렸던 그림이었다. 중간에 건축 재료로 쌓아 올려서 작품을 두텁게 그려냈는데 어쩐일인지 엄청 마음에 들진 않아서 항상 수정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것을 다 긁어내 버렸다. 긁어내는 과정 속에서 손에 상처도 입었지만, 내 마음 속 짐을 덜어내는 느낌이라서 개운했다.
그러고 얇게 발라내어서 그 위에 장지를 붙이고 자개도 붙였다.
처음에는 세필 붓으로 한올한올 그려내다가, 중간에 마음에 들지 않는 구절이 왔다.
사실 나는 언제든 회화 작업을 할 때에, 부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면 그것을 그림에 담지 않는다. 그만큼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매우 예민한 어느 영역이곤 했는데,
그렇기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때에는 마음이 어수선한 때였다. 그 파장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온전히 그 모든 걸 이 작품에 담으려고 했다. 고난이 오면 고난을 담고 행복이 오면 행복을 담았다. 그게 세계라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
행복한 것, 편한 것만 좇는 건 그것이 자유가 아니라 그저 도피이다. 나는 도피처를 찾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스스로 다 겪어내서 내 힘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나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해줄 때가 내가 덫에 걸리기 가장 쉬운 때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나를 떠나면? 난 그대로 바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도 스스로 온전히 곧게 서 있을 수 있는 관계가 가장 건강하다.
다시 화이트홀 공부를 하고, 맵핑을 하고, 꽃 드로잉도 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너무 기대가 된다. 그리고 글 쓰는 것도 재밌어서, 종종 영화 칼럼이나 예술 칼럼도 다시 써야겠다. 돈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서 더 많이 벌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지출하고 모을 수 있는 지, 선순환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공부할 예정이고 점점 더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하고 침묵하면서 살고 싶은 요즘이다.
다들 사랑하시고 행복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