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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빼앗겨야 한다.

by hari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이다. 오늘도 마음챙김을 꽤나 잘 한 편이지만 약간의 조급함과 삶의 의문은 있었다. 어제는 많은 것들을 버리고 비웠다. 받아들이지 못했던 상황도 받아들이고, 그것을 선물처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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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미래가 느껴졌다. 엄청 큰 에너지였다. 그래서 그 느낌이 너무나 생생해서 신기했던 기분이었는데, 그것이 예언이 된 것 마냥 이루어졌다.


모든 것들의 자극을 줄이는 중이다.

식습관도 다시금 슴슴하게 먹는 중이고, 인내심을 기르고 있는 중이라서 내가 싫어하는 짓을 스스로에게 하기도 한다.


슬픔을 느끼고 화가남과 답답한 상태로 있기도 한다. 그것 또한 삶의 일부분이니까 무시하고 지나가면 안 되고 다 느끼고 다 수용해야 한다.

최근에 정말 열심히 한 일들을 다 보내줬다.

내 전공이 아닌 일들을 열심히 하면, 미래의 나는 항상 허탈해 한다.

난 대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작업과 멀어져 있었떤 나 자신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들을 완벽히 보내준 다음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해도 나의 것은 다시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작업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기도 한다.

조금 더 생산적으로 살아봤는데, 결국 모든 것의 이유가 무목적성인 것에서부터 나 자신의 진실과 본질을 발견하곤 한다. 그것이 바로 작업인 것 같다.

처음에 운동에 미쳐있을 때 작업을 뒷전으로 하고 운동을 더 많이 해서 허탈해 하면서 운동의 많은 것들을 절제하고 거절했던 시기에도 운동이라는 건 나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그것을 받아들였더니 삶에 더 좋은 것들이 와서 나는 어느 순간 운동하는 나 자신이라는 존재 또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었다.


어제 정희원 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 계속 생각해 보았다.

삶을 재정비 하면서 나의 많은 것들의 목적성은 무엇일까?

결국에는 소모적인 것들을 많이 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행위들을 많이 해 봤지만 나는 지속가능한 것들을 좋아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한다.

많은 것들이 너무나 답답하고 여전히 슬프고 화가나는 상태도 있다.

하지만 그 상태도 삶의 일부라서 받아들이고 그 상태로 있는 중이다. 어차피 나쁜 것은 가고 좋은 것은 온다. 그리고 좋은 것은 가고 나쁜 것이 또 온다. 계속해서 반복한다. 삶의 한 가운데에서 그 상황들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빼앗길 때 내줘야 하며 가질 때 기꺼이 받아야 한다.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어떠한 상황이 와도 항상 일정하고 정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기르고 절제하고 검소하게 사는 방식이 좋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행위들에 몰입하고 기꺼이 행동해야 한다.


정희원 교수님도 나와 비슷하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노는 시간이라고 하셨다.

나도 무언갈 공부하고 배우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런 깊은 몰두의 시간을 몇 개월 간 가지지 못하고, 일 하거나 돈 버는 것들에 많이 치중하곤 했다.

그래서 무섭지만 그런 많은 기회들을 쳐 내고, 지금은 다시 연구하고 공부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준비중이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도 너무 크지만, 인정받으려고 안간힘 쓰는 행위는 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그건 너무 나약하기도 하다.


하지만 소통이 안 되면 그 또한 답답한 것 같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만들고 있다.

내가 스스로 느끼기에 최대한 정갈하고 아름답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계획하고 그것에 맞추어 살아가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모르겠어서 일부러 계획하지 않고 행동부터 하는 중이다.

왜냐하면 정말 나의 것이라면 알아서 끌려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몰입하고 몰두하면서 나의 것들을 준비중이다.

너무 더딘 것 같지만 반복적이고 일정한 간격으로 훈련한다면 그것이 힘 들이지 않고 가장 큰 힘을 가진다는 걸 안다.

손해보는 게 종종 더 큰 이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내 놓아야 할 때에는 기꺼이 내놓아야 한다.

가끔 나의 길이 아닌 것들에 의하여 나의 많은 것들을 빼앗기지만,

그 자리에 나의 것이 들어온다.

그러려면 충분히 빼앗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