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언젠간 하게 될 이미지들. 준비 기간이 너무 길고 해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냥 창작하는 작가였다면 작업실에서 그림만 그리면 될 것들을 사서 고생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항상 묻곤 하는데, 내가 이걸 해야 하는 이유가 단순히 다른 외부적인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그저 내 씨앗과 본질을 있는 그대로 살아내기 위함에 있는 것 같다.
항상 바라는 이미지가 있고, 그것을 바라보았을 때 마음이 편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게 비단 행복감 뿐 아니라 정말 힘든 길도 있으리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도전하는 것들이라서 그 모든 삶의 양면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다. 그게 진정 살아있다는 정의인 것 같다. 나는 살아도 생생하게 살아있지 않는 삶이 바로 스스로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시선이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외부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에 관계 없이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의미있이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진실성 있게 본인의 목적에 맞추어서 한 행동이라면, 그리고 어떠한 결과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건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난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17
요즘 요가할 때 연습하는 자세. 첫 번째 자세는 아쉬탕가 시퀀스 중 하나인데, 몸 풀기에 좋다. 원래 전굴을 할 때 고관절을 접어서 내려갔었는데, 나는 익상견갑도 있고 이제 고관절을 접어 내려가는 연습을 많이 했으니 위에있는 등을 위로 올려서 내려가는 자세를 하려고 한다.
오늘 아쉬탕가를 하면서 호흡에 집중하려고 했다.
요즘에는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려고 한다. 나는 부단히 움직여야 하는데 그래야 내 삶이 흐르는 것 같다. 속에 있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그 범람하는 에너지를 가만히 두면 쓸데 없는 생각이 되어서 생각이 너무나 많아진다. 그런데 그 에너지를 몸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쓰게 된다면, 에너지를 쓸 수 있는 동력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거름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움직이는 명상이 요가인 것 같다. 그래서 요가를 할 때 호흡에만 집중해서 하면 마음이 명료해진다. 앉아서 하는 명상보다 나에게 더 이로운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종종 아이디어들이 돌연 나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 속에 간직해 두었다가 집 가는 길에 메모를 하는 편이다.
머리서기 등 역자세를 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감이 잘 잡히면 생각보다 몸에 힘이 잘 안 쓰이고, 감이 안 잡히면 몸에 힘만 들어가고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호흡에 집중해서 계속해서 안정성 있는 감을 잡고 머리의 위치나 어깨, 팔 등의 위치의 감을 잡아가면서 하면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된다. 요가 수련의 목적은 잘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에 가깝다고 항상 느끼는데, 호흡에 집중하면서 하다보면 어느새 잘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욕심을 빼내는 게 제일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어느 날에는 수련이 잘 되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수련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
오늘은 팔에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힘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골반을 무리해서 피려는 노력 대신에 상체의 뿌리를 단단하게 하려고 하면서 역자세를 했다. 그랬더니 조금 더 안정적으로 역자세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17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을 다녀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고 론디노네 작가님 작품도 있었다. 이분도 에너지가 너무 많으신 것 같다. 그래서 작품마다 너무나도 다양한 것들이 많다. 항상 영감을 받고 항상 힘을 얻는 분 중 한 명이다.
17
2016년에 그렸던 그림이었다. 학교 휴학을 내고, 스스로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카데믹한 방식들에 진절머리가 나 있었던 상태였는데, 그 틀이라는 걸 깨고 내가 어떤 방식이든,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청>이라는 작품이었다. 그저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인데, 지금은 시리즈물이 되어서 지속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다. 이것은 내적인 움직임을 주로 창조해내는 과정의 작품이기도 하다.
17
요즘에는 자개 작품도 활발히 하려고 하고 있다. 사실 나는 항상 자유롭고 다양한 작업들을 하지만, 다 종합해 보면 시리즈물을 한다. 다양하다고 해서 아예 연결고리가 없는 것이 아니고, 깊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떠한 카테고리들이 있으면 그 카테고리들이 무척이나 많은데 그것들을 다 깊이 파고 있는 과정이 내 삶의 일부이다. 이 작품들은 내가 단단해지고 있으면서도 유연하고 강하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에서부터 비롯되어서 그렸던 그림들이다.
https://www.artsy.net/artist/hari-park
https://artisty.co.kr/artist/hariavr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