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화이트

by hari

나는 내가 좋아하는 신사동의 편집샵을 갔다. 하지만 굳이 지도를 찾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저 240번 버스를 타고 압구정 파출소에 내렸는데, 그 곳에서 그냥 내키는 대로 한 블록 블록씩 걸어갔다.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선택과 그냥 생각 없이 하는 시도를 즐겼다. 나는 스스로 나를 다스리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 선택들과 마주하면서 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지도를 봐도 된다는 생각에 지도를 보았고, 편집샵을 도착했다. 층층마다 내가 보지 못하였던 것들을 봤다. 보는 방식은 그냥 나에게 물으면 된다. ‘저기 갈래?’ ‘아 귀찮은데?’ ‘그래도 그냥 가자.’ ‘왜? 그냥.’

그리고 마지막 층에는 카페가 있었다. 나는 플랫 화이트를 시켰다. 그리고 그것을 먹으며 글을 썼다.



내가 지금 먹은 플랫 화이트는 보기에는 써 보인다. 하지만 맛보았을 때에는 처음에는 몽글몽글했다가 향을 맡으면 강하지 않은 향이 입으로 느껴지고 목으로 넘기면 엄청 부드럽다. 굉장히 강한 색감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먹으면 흰 색에다가 갈색을 아주 살짝 톡 하고 떨어뜨린 맛이다.

무엇이랑 굳이 비교할 맛은 없고 그냥 커피 맛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특별하다.

눈을 감고 향을 맡아보면 향이 내 코에서 약간 떨어진 거리까지 피어오르는 거 같다. 그 모양은 물결이 동그랗게 파동 치는 거 같다.

그리고 거의 다 먹었을 때 그제야 쓴 맛이 느껴졌다. 씁쓸했지만 처음 한 모금 먹은 그 맛과는 다른 매력이었다.

내가 예상 한 맛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했지만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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