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프랑스어 – espoir –희망

by hari

곰곰이 생각해보면 희망이라는 말은 나에게 있어서 참 아팠다. 마치 수풀로 우거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을 혼자 이리저리 거닐다가, 저 아득한 끝에서 발견한 아주 작은 구멍 사이로 은은하게 빛나는 것이 나의 희망이었다.

삶의 어떠한 단서나 갈피를 잡으려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기어가고, 움켜쥐고, 쓰러지면서 간 그곳은 사실 변함없는 현재였다.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 몸을 벅벅 긁곤 했다.

그것이 ‘과거의 나’에게 있는 희망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러한 불빛마저 나 스스로가 차단하고 깊은 암흑 속으로 빠져들다가 어떤 이가 내 머리채를 잡았다. 무자맥질 하고 있던 나를 끄집어내려는 양

나는 계속해서 무자맥질했다. 실은 바깥세계로 나온 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러한 밝은 곳을 거부할 만큼 나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는 만큼 희망이라는 현재에 안착되어 있었고 그것이 희망인지 아닌지 분간하지 못할 만큼 지극히 현재에 충실하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전부터 미루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다시 차곡차곡 나의 일상으로 쌓아갔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유튜브에서 프랑스어 비디오를 선별하다가 한 동영상을 보았다.

<오늘의 프랑스어 – espoir – 희망>


실은 나는 항상 희망을 덧바르고 있었다. 어떠한 완벽한 결과 없이 그저 무자맥질 하는 행위 자체가 나의 삶이고 나의 현재이고 나의 희망이고 나의 보람과 사랑이라는 걸 몰랐던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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