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는 먼 간지러운 웃음을 날리며
차가운 거울을 보는 게 싫다
기나긴 여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면 제자리걸음이었던
그, 순간
그리워 왼쪽 눈이 몰래 과거를 추억한다
더 이상 화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단지 물결이 출렁거리고
어떠한 영혼이 지나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의 고인물은 내 눈 속으로 들어와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아래에서 당신으로
다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거울 속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
순간들은 순간끼리 모여 어디론가 달아나는 듯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당신의 이름 석자만 덩그라니 놓여서
그 순간들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