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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기위해 문을 닫았다

by hari

본질과는 먼 간지러운 웃음을 날리며

차가운 거울을 보는 게 싫다


기나긴 여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면 제자리걸음이었던

그, 순간


그리워 왼쪽 눈이 몰래 과거를 추억한다


더 이상 화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단지 물결이 출렁거리고

어떠한 영혼이 지나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의 고인물은 내 눈 속으로 들어와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아래에서 당신으로


다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거울 속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

순간들은 순간끼리 모여 어디론가 달아나는 듯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당신의 이름 석자만 덩그라니 놓여서

그 순간들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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