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내 삶을 살아가는 행위 자체라고 생각한다. 나는 흘러가는 기억이나 나의 내면 상태를 놔두지 않고 그것을 그림으로 각인시킨다. 매일 반복되는 패턴의 삶 속에서 나는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삶의 의미를 찾곤 한다.
나는 특히 아주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기에 별 것 아닌 사건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여 그 사건의 특별성을 부각시키곤 한다. 그래서 일상 생활 속에서 극적인 감정과 행복감을 자주 느끼곤 한다. 그 감정들은 파편화 되어 내 기억 속에 잔상의 이미지로 남아있고 주로 그것을 그림의 소재로 사용하곤 한다. 가끔은 꼭 그려야 한다는 욕구로, 가끔은 아픔을 직면하고 싶다는 욕구로 그림을 그리곤 한다.
또한 현대무용이라는 예술은 내 내면 속에 분출되지 못하고 압축되어 있는 나의 극적인 감정들을 해소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무용이라는 것을 볼 때 나의 억압되었던 에너지들이 우르르 쏟아지는 쾌감을 느끼고 나는 무용수들의 색감과 에너지를 화폭에 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