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생기

by hari

예전엔 시든 게 좋았다. 나를 비관론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 와서 바라보면 나는 비관론자였다.

지금은 생기도 좋다. 퇴폐적인 것도 좋지만 생기 또한 좋은 것 같다.

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동전의 앞뒷면이라 칭하며

죽음을 향하여 가는 방식으로 살았다면 이제는

살아있다면 정말 생생하게 살고 싶다는 삶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생겼다.

지금 죽어도 후회 없다고 하곤 했는데 그것은

딱히 삶에 대한 미련도, 후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긴다.

삶에 대한 미련과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아픈 세상 속에서 굳이 나까지 아플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 것에 대한 물음과 회의와 허무에 빠지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 말고 진전하고 싶다.

진전하다가 지치면 잠시 그곳에서 머물고 관조할 뿐 후퇴하고 싶진 않다.

나를 정돈하고 내버려두는 모순적인 행태를 반복할 것이고 그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임을 바라보고 싶다.

여러 가지 많은 것들 속 두려움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리고 너무 한가지만을 맹목적으로 믿기 보다는

그 순간에 드는 내 생각을 믿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싶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 심리상태에 따라 나는 여러 명일 수 있지만 그 여러 명 또한 나 한 사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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