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에서 등산하다가 또 다시 나를 발견했다

by hari

길을 가다가 나는 무수한 질문을 받았다

내 안에서 내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었고 딱히 목소리는 없었다

느낄 수 밖에 없는 울림이었다 무시하기 쉬웠고 잡기도 쉬웠다 너무 간단했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물통의 물을 자연으로 주고 싶어서 물통의 뚜껑을 열어 물을 쏟아냈고

나는 그 물통을 가지고 걸었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 앞을 보니 계곡 이었다

삶이 나에게 소리치는 거 같았다

그 물통을 계곡에 던져

계곡에 물통을 던지면 자연이 아플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걸 보면서 또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싹둑 잘라먹고

나는 그저 물통을 던졌다

그리고 계곡으로 내려갔고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물의 흐름을 느꼈다

삶은 나에게 소리쳤고 삶은 나에게 손을 벌려 자신의 큰 가슴을 던져주었다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녀에게 안겼다

나는 나에게 팔을 벌렸고

나는 나에게 안겼다

그리고 그것은 삶이고 그 삶은 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의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