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인들이 가끔 나에 대하여 하는 말이 들려온다. 한 작품을 보며 나를 판단하고, 나의 한 모습을 보며 나를 판단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 판단에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 판단을 우수수 털어버리고 다시 나의 길을 걷는다.
나도 어쩔 수 없이 타인을 판단하고, 타인들 또한 나를 판단한다. 그것은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이 지닌 능력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 능력에 빠져 남을 판단하고 자신이 생각한 남이 확실하다고 확언을 해 버리는 순간, 그 사람은 타인에 대하여 볼 수 없어진다. 타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무수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훨씬 더 큰 기운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타인을 보는 건, 마치 해나 달의 위치와 모양이 시시각각 변하듯 타인과 나 자신 또한 여러 영향 하에 시시각각 변하고 계속하여 나아간다. 그러기에 그 한 모습을 본다고 그 모습이 그 사람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