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여름

by hari

며칠 간 폭염이 지속된다.

여름을 제일 싫어했던 나지만, 요즘에는 여름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니 여름에게서 꽤 아름다운 구석을 많이 발견한다.

학교 앞에 어떤 작은 공터를 보면, 봄 쯤에는 아무 식물도 자라지 않는 텅 빈 공터였는데, 여름에서 가을쯤 되면 식물이 갑자기 무성하게 자라있곤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이미 다 자란 식물을 심은 것인가? 하며 생각하곤 하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변을 살피기 시작하였을 때, 그 식물은 단계를 거쳐 아주 빠르게 자라나는 식물이란 걸 깨달았다. 자연은 참 신비하고, 그것을 감각하느냐, 감각하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형성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작품도 빠른 속도로 엄청나게 많이 바뀌고 있다. 갑자기 휙 하고 변화한 것 같지만, 단계가 있었다.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을 쓰기가 제일 힘들었고 어쩌면 밝은 마음과 밝은 색채를 덮기에는 너무 어두워진 마음이었기에 그 마음을 정돈하고 씻은 뒤 밝은 색채를 얹었다.

그림은 참 신비롭다. 본인의 본성과 성격이 다 드러난다. 그래서 잘 그려야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진심을 다하여 그려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 진심이 아닌 그림은, 본인의 그림이 맞아도 본인의 그림이 아니게 된다.


오늘 학교를 올라오면서, 내가 최근들어 자주하였던 말을 되뇌어 보았다. 나는 평생동안 그림을 그릴 것인가? 너무나 확실하게 말했던 그 말이 주춤했다. 하지만 약간의 의심이 완벽보다 더욱 아름답듯, 내가 어떠한 길을 가든 나 스스로가 인정하고 존중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금은 그림이라는 것이 내 삶에서 가장 중요요소 중 하나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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